“심평원, 6000만명분 진료내역 등 데이터 넘겨”
정춘숙 의원 “민간보험사 이익 위한 빅데이터 제공 재검토” 주장
2017.10.24 11:35 댓글쓰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지난 3년간 민간보험사에게 공공데이터라는 명목으로 진료내역 등이 담긴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4일 심평원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7월부터 2017년 8월까지 KB생명보험 등 8개 민간보험사 및 2개 민간보험연구기관이 자사 위험률 개발과 보험상품연구 및 개발 등을 위해 요청한 ‘표본 데이터셋’을 1건당 30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총 52건(누적 약6420만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보험사 등이 받아간 ‘표본 데이터셋’은 모집단의 특성을 잘 대표할 수 있는 표본을 추출해 구성한 비식별화된 자료로 대상은 '전체(140만명)·입원(110만명)·고령(100만명)·소아청소년(110만명) 환자'로 구분되며 성별, 연령 등을 담은 일반내역 뿐 아니라 진료행위 등을 담은 상병내역과 주상병 등이 담긴 진료내역, 원외처방내역으로 구성됐다.
 

정춘숙 의원은 “심평원은 표본데이터셋을 제공할 때 ‘학술연구용 이외의 정책, 영리목적으로 사용불가’하다는 서약서를 받고 있었지만, 이렇게 민간보험사가 ‘당사 위험률 개발’과 같은 영리목적으로 표본 데이터셋을 활용하겠다고 신청해도 1건당 30만원씩 수수료를 받고 제공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심평원은 지난 3년동안 ‘영리목적으로는 사용불가하다’는 서약서를 받고 민간보험사들이 진료환자분석, 보험상품 연구 및 개발, 위험률 산출 등 민간보험에 활용하도록 6420만명분의 표본 데이터셋을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정 의원의 지적이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경우 지난 2016년 3월 보험연구원이 요청한 노인코호트 자료에 대해 ‘정책/학술용으로만 자료를 제공하고 민간에게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국민건강정보자료 제공 운영규정에 의거해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민간보험사에 대해 ‘공공데이터 이용 및 제공은 공익 목적으로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며 ‘민간보험사의 경우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분석해서 특정질환 유병자, 기왕력자 또는 위험요인 보유자에 대해 민간보험 가입 차별 등에 악용될 소지가 있어 국민건강권 및 권리보호 차원에서 제공하지 않음’을 이유로 제공을 불허하고 있다.
 

정춘숙 의원은“심평원의 빅데이터가 아무리 비식별화된 자료라고 하더라도 민간보험사에 제공될 경우 보험사의 보험상품개발과 민간보험 가입차별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건강보험수가 개발 등 건강보험을 포함한 보건의료정책 개발 업무를 수행 및 지원하기 만든 심평원이 공익목적이 아닌 민간보험사의 보험상품개발 등을 위해 자료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심평원은 민간보험사에 대한 빅데이터 제공을 즉각 중단하고 보건복지부, 건보공단과 건강보험 정보의 공익성과 제3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공동기준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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