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위기 직면' 삼성 '실추 회복' 아산 '안정 교체'
서울의대 출신 빅3 병원장 리더십 촉각, 박대통령 의료게이트 예의주시
2016.12.06 12:49 댓글쓰기
대한민국 의료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서울대병원, 그리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등장한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이들 빅3 의료기관의 현 상황과 함께 병원을 이끌고 있는 수장들의 리더십에 새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창석 원장(1985년졸)과 박성욱 원장(1981년졸), 권오정 원장(1982년졸)은 모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으로 현재는 각자의 자리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병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현 시국상황과 함께 병원이 처한 대내외적인 어려운 현실 등을 감안하면 이들 3인의 운명 및 희비가 갈릴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직면했다.


먼저 서울대병원 서창석 원장에 전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최순실에 대한 ‘충성 경쟁’이라도 벌이듯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행보들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당연히 병원 내 분위기도 흉흉하다.


서창석 원장의 경우, 지난 3월 신임 원장 선출 과정에서부터 갖가지 소문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오병희 전 원장(심장내과)이 연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방문석 교수(재활의학과), 노동영 교수(외과) 등이
오랜 준비 끝에 출마했지만 당시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인 서창석 원장 교수의 갑작스런 출마로 분위기는 급변했다.


결국 원장 선출 규정까지 변경되면서 서울대병원 수장에 올라선 서창석 원장. 그러나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나라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그가 최순실 게이트에 이 정도로 깊숙이 관여돼 있을 줄은 몰랐다는 게 교수들의 전언이다.


서울대병원 외과계 한 교수는 “서창석 원장이 연루돼 있다는 소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니 교수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의료 게이트라고 불릴 만큼 서창석 원장과의 특수 관계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의혹들이 제기될지 이제는 두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서 원장이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의 위상이 추락한 것은 물론 그 동안 추진됐던 여러 사업들에도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또 다른 교수는 "서울대병원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료 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경쟁은 더 치열해져만 가는데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오히려 퇴보하는 느낌"이라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그는 "리더십을 잃은 병원 내 정책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며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깊게 번지고 있어 하루 빨리 이 사태가 매듭지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더십 잃은 병원 정책 표류할 수밖에 없어"

절대적 존재감을 과시하는 3개 병원 중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이미 예상치 못한 악재로 수장인 송재훈 원장이 중도하차했다. 리더십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전국을 휩쓸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송재훈 전 원장은 ‘의심환자를 보건당국에 늦게 신고한 혐
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결국 송 전 원장은 사임했고 지난해 10월 12일 권오정 현 원장(호흡기내과)이 후임 병원장에 임명됐다.

권오정 원장도 그러나 금년 예상치 못했던 산부인과 K某교수의 대리수술 및 원내 간호사 결핵 감염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삼성이 추구하는 초일류 이념 및 국민과 환자들로부터의 신뢰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큰 상처가 서서히 아물고 이제는 회복 단계이지만 전격적으로 임명된 권오정 원장이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방향성을 제시해야할 중요한 책무가 있기에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다.


가장 시급했던 것은 국민들과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인적, 물적 시스템에 대한 변화였다.

여기에 병원 시스템 혁신과 함께 병원 구성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내야 했다. 당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메르스 환자를 돌봤던 의료진 등 구성원들의 입장에선 오명을 하루빨리 털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권 원장 역시 지난 11월 열린 개원 22주년 기념식에서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기념사를 통해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22년전 개원했을 때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기본적인 역할에 충실해 해야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그런 측면에서 향후 권 원장이 새롭게 주창한 '초심 운동'이 삼성의 위상을 과연 얼마만큼 빠르고 안정되게 재설정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아산병원도 6년간 3연임을 한 박성욱 원장(심장내과)의 임기가 이달 만료되면서 새로운 인물로 교체를 앞두고 있다.


내년 1월 1일자로 제15대 병원장에 올라설 이상도 차기 원장(호흡기내과)은 기획조정실장, 진료부원장을 거치며 병원 경영 전반에서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박성욱 원장은 진료부원장이던 시절, 전임 이정신 원장이 급작스럽게 사직한 가운데 기획실장과 진료부원장 경험을 인정받아 2011년 1월 서울아산병원장에 임명됐다. 

일일 외래환자가 1만명에 달하고 직원 수 역시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리더십을 발휘해 조직 전체의 동의와 이해를 얻어내는 일은 쉽지 않음에도 연구중심병원 등 연속성을 가지고 비교적 원활하게 사업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다만, 외과계열 한 교수는 이번 인사와 관련, “그 간의 경험에서 보여지듯 신임 원장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만큼 장점도 있겠지만 6년이라는 시간 동안 비교적 장기 재임한 박성욱 원장의 역할을 빈틈없이 수행해 나갈지는 지켜볼 일”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서울아산병원의 경쟁력은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소위 일방적 ‘인사’를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그만큼 병원장들이 재임 기간동안 자율성을 발휘하고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오랜기간 연임이 되거나 병원장이 임명돼도 새로운 시도나 정책적 변화가 없다면 고인물로 정체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우리 병원이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적시적소의 리더십을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현행 수가체계에서 양적 성장을 지향해 나갈 수 있는 수치가 이미 한계에 다다른데다 인건비 상승률이 매출 상승률을 웃도는 현상도 계속되는 것 등은 후임 병원장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무엇보다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의 사태에서 보듯 예상치 못한 불미스러운 일이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위기관리 능력을 담보해야 하는 서울아산병원의 새 리더십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