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의학교육 경종 울린 서남의대
김도경기자
2016.06.15 07:05 댓글쓰기

‘부실교육’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서남대학교 의과대학이 결국 '폐과' 수순을 밟고 있다. 국내 130년 의학교육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좀처럼 학교 정상화 방안을 찾지 못하던 서남대학교 구재단이 교육부에 최후의 수단인 '폐과' 방침을 전달하면서 내·외부적으로 적잖은 충격파를 던졌다.
 

설립자인 이홍하 前 이사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구속되고, 징역형을 선고받으면서 경영난이 가중됐다. 기대했던 학교 정상화 계획까지 지지부진해지자 폐과를 전격 선언했다.
 

서남의대는 학자금 대출제한대학,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경영부실대학, 대학구조개혁평가 최하등급 등 부실교육과 관련한 모든 불명예 타이틀을 갖고 있다.
 

때문에 의료계는 “부실교육의 온상인 서남의대 폐과는 타당한 수순”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서남의대 학생들의 거취는 심히 걱정스럽다. 
 

통상 폐과가 되면 같은 대학 내에서 전공을 바꾸거나 졸업까지는 학과를 유지시키는 형태로 진행되지만, 의대의 경우 학과 특성상 인근 의과대학으로 편입이 진행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인근 전북의대와 원광의대, 조선의대, 전남의대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여기에 더해 철저한 준비 없이 신설되는 의과대학이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미 서남의대가 부실교육 논란에 휩싸인 최근 몇 년 간 목포대와 창원대, 공주대, 순천대 등이 의대신설에 적극성을 보여 왔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새로운 의대 신설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서남의대 폐지를 단순히 부실 의과대학 퇴출에 의미를 둘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기존 40개 의과대학들이 내실 있는 운영을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의료가 발전할 수 있는 양질의 의료인력 양성이 최선”이라며 “국립보건의료대학 등 의대 신설 법안 발의는 지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과대학 폐과는 전례없는 일이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 양성기관이라는 점에서 충격파가 더 크다. 역으로 그동안 부실교육 속에 양산된 의사가 적잖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의대에 대한 보다 철저한 질 관리와 감독이 요구되는 이유다. 그래야 제2, 제3의 서남의대 사태를 막을 수 있다. 이번 '폐과' 결정은 서남대학교가 130년 의학교육사에 던진 진중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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