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안고 출발한 정부와 의료계
데일리메디 김선영 기자
2012.04.08 20:00 댓글쓰기

“의료중재 불참 운동 전개와 헌법소원 등 강력한 대책을 모색할 것이다.”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도움되는 법률이다.”

 

실질적으로 오늘(9일) 첫 시행 되는 법안에 대한 엇갈린 주장들이다. 당사자 격인 의료계와 정책을 추진한 정부가 시작부터 종착역이 서로 다른 열차에 오르고 말았다.

 

논란의 중심은 ‘의료사고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등의 조정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이다. 사실 의료분쟁조정법은 발의된 지 무려 23년만인 지난 해 우여곡절 끝에 입법됐다.

 

그 시작은 1988년 대한의사협회가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을 건의하면서 시작됐지만 쟁점이 워낙 많아 국회에 내내 표류했던 사연 많은 법안이기도 하다.

 

이처럼 손질에 손질을 거쳐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으나 의료분쟁조정법은 현재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의료계 밖에서는 입증책임 전환조항 삭제로 의사 특례법이란 얘기가 돌았으며, 의료계 내에서는 의료분쟁조장법이란 비난이 들끓었다. 숙원과도 같았던 법안이 국민, 의사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특히 법안 핵심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경우 9일 공식적으로 문을 열고 업무에 돌입한다. 법안 당사자인 의사들이 “중재원 절차 전면 거부”를 외치고 있어 당장은 신뢰받는 기구의 면모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더욱이 의료계는 곧 “헌법소원 절차를 밟겠다”며 업무 시작과 동시 법 개정 수순에 들어가겠다는 입장까지 공고히 하고 있다.

 

법안 안착까지는 불 보듯 뻔히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입법 취지를 지키면서도 의료계, 환자 모두에게 환영받는 길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정부는, 의사가 외면한 의료분쟁조정법은 무용지물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되며 의료계는, 법 참여와 개정 추진에 일말의 직종이기주의도 개입시켜선 안 될 것이다. 

 

법안 발의와 입법, 시행 전 과정을 함께 지켜본 국민들은 지쳐가고 있다. 입법을 위해 공들인 시간과 돈은 차치하더라도 잡음을 안고 시행된 법 때문에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국민들의 원성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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