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폐지' 행선지 불명의 기차
데일리메디 유형탁기자
2012.03.26 21:09 댓글쓰기

의대생과 복지부가 인턴제 폐지를 놓고 접점 찾기에 나섰지만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양쪽 모두 일리있는 주장을 전개,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개편될 정책 당사자인 의대생 입장에서는 아직 개편될 내용도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니 행선지 불명의 기차를 탄 것 마냥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복지부 예상대로 2014년에 시행될 경우 바뀐 제도를 갑작스레 준비해야 하는 현 3ㆍ4학년은 불이익이 분명한 만큼 반발도 무리는 아니다.

 

반면 정책을 집행할 복지부 입장에서는 피해자까지 모두 구제할 수 있는 정책을 입안한다는 것이 결코 녹록한 일은 아니다.

 

의대생들이 강변하듯 그들은 인턴제 폐지 자체를 반대하기 보다 더 나은 수련제도가 나오기를 원한다. 복지부와 목적이 같다는 말이다.

 

서로 목적이 같음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은 의대생들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정책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바로 복지부가 할 일이다.

 

그동안 정부가 시행한 의학교육 관련 정책들은 학생이 아닌 의학전문대학원과 같이 정치적 이유에 의해 만들어진게 많았다.

 

따라서 이번 인턴제 폐지 역시 정치ㆍ사회적 변화에 따라 추후 이리저리 바뀌는 것이 아닐지 궁금해 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과 피해자 구제 방안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학생들의 의견 반영에 대한 호소 외에 정책에 대한 불안함이 더 크게 작용한 탓이다.

 

의대생들은 정책 전문가도 아니고 의학교육에서도 피교육생이다. 때문에 자신들의 주장이 그대로 정책에 반영되는 것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결국 칼자루는 복지부가 쥐고 있다. 의대생 요구대로 개선안을 수정할 것인지, 시기를 늦출 것인지, 그도 아니면 무시할 것인지는 복지부에서 결정한 바대로 갈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학생들의 불안을 달래줘야 한다.

 

복지부의 전공의 수련제도 개편 과정에는 학생들이 배제돼 있다. 때문에 이들의 의견을 무시해도 별반 법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수련제도를 개편하는 담당 주무관과 책임자인 의료자원과장이 토론회에 참석해 의견을 나눈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복지부는 정책 집행에 앞서 학생 의견 수렴을 위한 한 발을 내딛었다. 여기서 한발 더 전진할 것인지, 내놓은 발을 거둬 들이고 이전으로 돌아갈 것인지 복지부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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