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대사내과 전임의 지원 급감, 학문 미래 위협"
하정훈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대한내분비학회 미래위원회 이사)
2023.11.26 19:09 댓글쓰기

[특별기고] 내분비대사내과 전임의 지원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학문의 미래가 위협받고 있다.  왜일까?


내분비대사내과의 새로운 중요한 도전


내과는 소화기, 순환기, 호흡기, 내분비대사, 신장, 혈액종양, 감염, 알레르기, 관절류마티스 등 다양한 세부 분과로 나눠져 있으며 각 분야는 고유한 전문지식과 진료영역을 가진다.


최근 몇 년간 내과 일부 분과는 지원자가 넘쳐나는 반면, 다른 분과에서는 지원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인력 불균형은 전반적인 내과 의료서비스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내과 의료계의 또 다른 중요한 도전이다.


혹자들은 내과 자체가 전반적으로 전공자가 많다고 생각하기에 이러한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의아할 수 있다. 실제로 내분비대사 분과의 경우, 2013년에는 50명에 육박하는 신규 전임의 지원자가 있었지만, 2023년에는 전국적으로 18명으로 급감했다.


반면 2023년 같은 해 소화기내과 신규 전임의는 397명, 신장내과는 116명에 이르렀다.


불균형 원인은 왜 발생하고 어떤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는가


이러한 불균형은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하겠지만, 익히 예상되다시피 특정 분과와의 수입 차이나 대체 불가한 전문영역이 있다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소화기내과의 내시경 진료, 순환기내과의 스텐트 시술 및 혈관조영술, 그리고 COVID-19를 통해 그 중요성이 부각된 호흡기내과 등은 대체 불가능한 전문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내분비대사 분과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진료 영역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약하다. 여기에 일부 희귀질환을 제외하고는 내분비대사 전공 없이도 진료를 수행할 수 있는 낮은 진입 장벽이 이 분야 전공자 감소의 주된 원인일 수 있다. 


"내분비대사를 전공을 하지 않아도 진료에 어려움이 없는데 왜 굳이 전공까지 해야 하나요?"  내분비대사 전공 필요성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할 때마다 꼭 한 번씩 듣게 되는 이 말은 내분비 전문 영역 홍보 결여 및 술기 부재, 낮은 금전적인 보상 등 내분비대사학이 처한 위치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매우 서글프다.


내분비대사학 전공자 감소가 의료계 미치는 영향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다른 분야처럼 특정 분과 의료진 불균형은 전반적인 의료서비스 질과 범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분비대사학은 만성질환 관리 전문성을 바탕으로 초고령사회의 만성질환 관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내분비희귀질환 환자 진료 및 환경호르몬 등 내분비 교란물질에 대한 연구,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비만 인구에 대한 전문진료 영역 구축 등 지난 반세기 동안의 역할보다 미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급감하는 내분비대사 전문가로 인해 향후 보건의료서비스 요구에 대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스럽다. 


기존 내분비대사학 세부전문의 입장에서는 전공자 감소가 오히려 기회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내분비진료 영역을 확충하고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의 내분비대사학 전공자가 반드시 유지돼야 하고, 인력이 어느 정도 유지될 때 전반적인 파이가 증가할 수 있다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학회, 위기 해소를 위한 다양한 노력 모색하면서 내분비대사학 미래세대 육성


대한내분비학회는 올해 미래위원회를 신설, 내분비대사학 미래 세대를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내과 세부분과 중에서는 처음 도입된 시도다. 수가 조절 등은 단기간 사안이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내분비대사학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공론화할 수는 있다. 


내분비대사학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공 선택은 학문적인 관심과 이 학문의 가치를 믿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수익이 타분과에 비해 적지만 고유 영역의 가치를 믿고 업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내분비대사학을 전공하므로써 금전적인 보상을 공고히 할 방안은 현재로서는 마땅치 않다. 너무 어려운 일이다. 


또한 내분비학 진료 영역의 전문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일선에서 이미 내분비관련 질환 치료에 열정을 쏟고 계신 선생님들께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아니면 안 돼’라는 접근은 좋지 않다.


대신 미래 세대에서 내분비대사학이 대한민국 보건의료서비스 영역에서 차지하는 가치를 널리 알려 자발적인 관심으로 우리 학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학회 차원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또한 내분비대사전문가 숫자가 감소함에 따라 기존 젊은 내분비대사전문의들이 겪고 있을 진료, 연구 부담 증가를 조율하면서 뜻하고자 하는 방향의 연구나 진료를 위해 학회 차원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제공코자 한다. 


내분비대사학이 지니는 학문적인 가치를 믿고 생업을 위한 수단으로서도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날을 위해 이제 대한내분비학회 많은 회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분비대사학이 지니는 학문적 가치와 진료서비스 역할을 강조하면서, 내분비대사학을 전공하는 것이 단순한 생업 수단을 넘어 의미있는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내분비대사 전공 가치를 인정받아 많은 미래 세대들이 우리 학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로드맵의 긴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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