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 패러다임 변화
서혜선 교수(순천향대부천병원 심장내과)
2013.12.04 17:18 댓글쓰기

얼마 전 고혈압 치료지침이 약 10년 만에 개정됐다. 이번 지침에서 주목할 점은 혈압변동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당뇨병, 심혈관, 신장질환과 같은 위험인자로 인한 ‘심혈관 위험도에 따른 약물 치료접근 및 생활요법 개선’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즉, 고혈압 환자의 유병 트렌드에 맞춘 치료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고혈압 치료시 혈압강하 효과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고혈압 치료 및 관리가 세분화됨에 따라 각 환자군에 맞는 혈압변동성 관리와 심혈관 위험도에 따른 치료전략, 그리고 환자 복약순응도 향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당뇨병, 고령, 만성신질환, 과거 혈관계 병력 등의 고혈압 위험인자는 모두 혈관경화에 대한 지표로 사용되며, 혈압변동성 증가와 연관된다.

 

혈압변동성은 다양한 뇌심혈관질환의 예견인자가 될 수 있다. 일례로 혈압변동성이 클수록 뇌졸중 위험도가 6배 이상 증가하고, 수축기 최고 혈압이 높은 경우에는 뇌졸중 위험도가 15배까지 늘어난다.

 

때문에 미국 및 유럽의학회는 고위험 환자군별 목표 혈압 범위를 정해 환자군별 치료지침을 공유하고 있을 정도로 고위험군 환자를 위한 종합적인 관리를 중요시한다.

 

이와 더불어 심혈관질환 위험이 큰 고위험군 환자와 일반환자의 치료가 세분화돼 각각의 환자군별 치료방법도 훨씬 구체화 되고 있는 추세다.

 

고위험군 환자일 경우 혈압관리 목표치를 더 엄격하게 적용하거나, 약물수를 늘려 치료 강도를 높이고 치료시작 시점을 앞당기는 전략이 주로 사용된다.

 

특히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는 병용요법과 같은 공격적 치료뿐 아니라 심혈관 보호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제제를 선택해야 한다.

 

암로디핀계열의 약물은 혈관내피세포의 일산화질소 생체이용율을 높여 심혈관 치료에 기여할 수 있으며, 소금 섭취가 많고 염민감도가 높은 아시아인의 혈압조절에 효과적이다.

 

반면 일반환자들은 목표 혈압 상승에 따라 처음부터 복합제로 강하게 치료하는 패턴이 완화되고 단일제제를 이용한 치료방법이 주로 쓰인다.
 
최근에는 환자의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형의 약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다.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제제의 복약편의성이 중요한데, 이를 향상시킨 구강붕해정의 경우 많은 약을 복용하는 고령환자나 뇌졸중 후유증 등으로 연하장애를 겪는 환자, 신장투석 또는 수술 전 수분 섭취가 제한되는 환자의 복용을 용이하게 한다는 점에서 많이 사용된다.

 

이 외에도 50대 미만의 젊은환자는 바쁜 사회생활로 인해 규칙적인 제제 복용이 어려운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구강붕해정은 약과 물을 챙겨 마시기 어려운 상황에도 쉽게 약제를 복용할 수 있어 치료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고혈압 신환의 50%에 달하는 50대 미만 환자 대부분은 단일 약제 복용만으로 혈압조절이 가능하다.

 

이런 환자군은 규칙적인 약제 복용만으로 혈압관리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어 치료시작 시점부터 본인에게 맞는 제제를 선택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의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과 같은 전통적인 치료방법외에 최근에는 고혈압 백신이나 복합제와 같은 새로운 치료방법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고혈압 백신은 안지오텐신II의 항체를 주사함으로써 항고혈압 효과를 얻는 원리로 최근 주목 받는 분야다.

 

고혈압 백신 외에도 당뇨와 고지혈증 같이 고령환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동반질환의 치료를  같이 할 수 있는 복합제 개발이나 비약물적 치료방법 연구도 진행돼 새로운 치료방법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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