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통해 들여다 본 대한의사협회 행보
김주형 회장(전라북도의사회)
2013.06.16 20:00 댓글쓰기

평상시에도 책 읽는 버릇은 썩 좋지 않지만, 올 해는 어느 제약사 직원과 꼭 10권 이상을 읽기로 서로 약속하고 현재 4번째 읽고 있는 책이 고등학교 시절에 읽었던 ‘탈무드’이다.


뭐 특별히 탈무드를 고른 것은 아니지만 은사이신 소아청소년과 교수님께서 정년을 하시면서 본인이 직접 제자들에게 보내준 책이기 때문이다.

 

동서양을 비교해 보면 삶의 지혜와 방향을 알려주는 책들이 많이 있지만 어쩌면 동양의 고전인 사서삼경과 서양의 성경과 탈무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단지 두 책의 다른 점을 꼽으라면 나는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 까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두 의학의 크게 다른 점이라면 질병의 원인을 찾는 접근 방법과 치료 방법일 것이다.

 

즉 과학적 분석에 따른 원인을 찾아 그 치료 방법을 일일이 다루는 서양의학에서 보듯, 탈무드는 어떤 한 상황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답을 준다면 동양의 책은 넓은 범위(약간 두루 뭉실)를 적용하여 삶의 지혜와 지침을 제시 해 주는 것이 다르지 않나하고 생각해본다.

 

서양 고전을 보면 유독 뱀에 관련된 신화나 글들이 많다. 우리 의사들의 상징도 뱀에서 유래된 것을 보면 어쩌면 의사들은 뱀과 많은 관련이 있어 보인다. 

 

탈무드에서 “혓바닥을 사용하지 않는 뱀“편을 보면 사냥감을 통째로 삼켜버리는 뱀을 보며 이게 도대체 무슨 경우냐?” 하고 묻자 뱀이 대답하기를 “그렇지만 나는 남을 헐뜯는 인간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혓바닥을 함부로 놀려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일 따위는 하지 않으니 말이다”라고 대답한다.


또한 “지도자의 자질”편을 보면 역시 뱀에 관하여 나온다. 뱀 꼬리가 항상 머리가 가는대로 따라 다녀야 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리자 뱀의 머리가 “너는 앞을 볼 수 있는 눈도, 소리를 알아차리는 귀도 없으며, 행동을 결정 할 수 있는 머리도 없지않느냐? 너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그럼 내가 하는 일들을 대신 해보라고 제안한다.

 

기뻐하며 꼬리가 머리가 하는 일들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뱀은 깊은 개울로 떨어지거나, 가시 덩굴 속으로 기어 들어가거나, 기어이는 산불이 난 속으로 기어 들어가 결국 몸과 꼬리가 불에 타 머리와 함께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대한 의사협회가 노환규 회장 집행부로 바뀐 지가 1년이 지났다. 아직은 노 집행부의 평가를 내리기에는 빠른 감은 있지만 가까이에서 본 노 회장에 대한 것은 처음 시작 할 때와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달라짐이 본인의 정체성 변화에서든 아니면 정부와 회원들과의 관계에서 어쩔 수 없이 변화를 선택해야 했든 가까이에서 보는 느낌은 나쁘지만은 않지만, 그 변화의 속도가 좀 늦다는 생각에는 아쉬움이 많다.

 

왜냐하면 의료 정책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 시기의 회장 임기 3년은 너무나 짧고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까지 본인이 가졌던 정체성을 짧은 시간 내에 바꾸기가 쉽지 않겠지만 앞에서 설명한 이유 때문에 망설임 없이 회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며 적절한 변화를 가져와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직종이 가격 결정을 정하는 이해 상대가 존재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 상대가 정부라는 거대 공룡(?)집단 인 곳은 의사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민주사회 체계상 국가의 재정 투자나 지원 없이(소수의 일부 공공 병원 제외) 국가가 형식적 합의 형식을 띤 가격을 결정하는 유일무일 한 직종이 의료 일 것이다.  물론 의료의 공공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더라도 현재의 가격 결정 시스템은 심히 왜곡되어 있다. 

 

특히 건강정책 심의위원회를 통한 결정 과정은 그 구성원의 편파성을 보면 더욱 더 확실해진다. 이러한 점을 간과하고 시작한 집행부가 현 집행부가 아닌가 생각해 보면서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서 시작하였지만 정부라는 거대 공룡의 존재를 현실에서 느끼며 과거 선배들을 이해하기 시작하였지만(?) 아직은 그 현실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생각한다.


물론 한 집단에서 한 목소리를 내기가 어찌 그리 쉽게 이루어 질 수있으리라마는 역으로 한 집단에서 그렇게도 많은 목소리를 내는 현실이 의사 사회가 아닌 가 생각해보면서 걱정과 아쉬움이 더욱 남는다.

  
크게는 한 집단이면서 작게는 너무나 분화 된 의사 사회, 그 구조적 허약성을 이용하는 거대집단 정부를 상대하는 대한 의사협회의 회장을 그 동안 우리 회원들의 마음속에 어떠한 형태로 자리 매김하였는지는 회원 각자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저 당선 되는 날부터 반대파(?)로부터 집단 따돌림과 이지메가 횡횡하는 그런 전문가 집단의 수장을 상대편은 어떤 생각과 마음을 가지고 대 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앞에서 뱀의 예를 들었듯이 우리 의료인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화두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 의협도 100년 전통의 고도의 지식을 가진 10만 회원들의 전문가 모임이다. 국민 계 보험의 시작과 의약 분업이 시행되기 전 시기를 우리나라 의료발전과 특별히 큰 사건이 없었다는 의미의 태평성대 시대였다면 이후 30여년 지금까지는 격동의 의료계 시기라고 정의하고 싶다.

 

이제부터는 의료계의 안정과 의학 발전 그리고 우리 보다 못한 지역에 봉사하는 시기가 되어야 할 것이고 또한 바램이다. 그 바램의 씨앗이 보이고 있다. 그  씨앗이 태풍의 눈이라면 망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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