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헬스산업, 의사들이 방해물인가?'
선경 교수(고대의대 흉부외과)
2013.05.19 20:00 댓글쓰기

창조경제의 기본 얼개는 정보통신기술(IT)을 기존 산업과 융합시켜 새로운 경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문화 콘텐츠까지 접목되면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의 IT 기술력과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한류(韓流) 열풍을 고려할 때 썩 틀린 말 같지는 않다. 그런데 더 강력해질 것이란 게 과연 무엇인가. 이제부터는 상상력이 필요해 보인다.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해 본 어떤 것. 상상했더라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우리만 가지고 있는 그것이 무엇일까.

 

의료와 IT 기술의 융합이라 하면 가장 먼저 ‘U-헬스’ 산업이 떠오른다. 환자가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꿈의 환경이다. 특히 원격의료 개념과 연계한 21세기 복지 인프라와 동시에 해외 의료관광과 같은 서비스산업의 활성화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시장 규모는 국내 시장만 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 IT’산업이 의료계 밥그릇 지키기와 IT 산업에 대한 무지, 그리고 보건복지부의 이기주의 등에 묶여 표류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국내 업체들의 U-헬스 기술력은 몇 년 전만 해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역전돼 기회를 놓치면 의료 후진국으로 전락되고 말 것이란 시각도 제기된다.

 

한 가지 궁금점이 있다. 우리가 U-헬스라고 부르는 것을 외국에서는 E-헬스라고 한다. E-헬스 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은 세계 최고 의료와 IT 기술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국가이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 있다면 당연히 세계 최고는 미국이어야 한다. 그런데 재밌게도 E-헬스 담론을 리드하는 국가는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이다.

 

E-헬스를 전공하는 캐나다 교수에게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왜 E-헬스는 미국이 아니고 영연방(Common Weath) 국가들에서 발달해 있느냐고. 그 교수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정말 몰라서 묻느냐고 되묻는 것이었다. 그래서 정말 궁금해서 묻는다고 하자, 간단하게 의료비 절감이 목적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자기들의 의료보장 시스템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도대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비즈니스 기회가 무엇인가. 그리고 U-헬스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자본주의 의료 대명사인 미국에는 U-헬스의 성공적인 비즈니스가 정말 많은가. 아니면 U-헬스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의료비 상승을 꺾을 수 있는 대안인가. 그렇다면 의료비 절감 효과를 국가 경제성장 동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또 국민이 길거리에 널려있는 병·의원, 보건소, 건강사업체들 대신 U-헬스 비즈니스를 선택해 줄 것인지, 의료산업이 부가가치가 단순히 U-헬스산업으로 이전하는 것은 아닌지 등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언제 어디서나 건강과 생명이 보호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 분명 우리 모두 지향해야 할 꿈의 미래인 것은 확실하다. 개인, 조직, 국가의 멋진 상상력이 이런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리더십의 핵심도 거기에 있다고 한다. 우리 의사들이 선제적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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