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 관중 야구와 어깨
김민수 소장(웰튼병원)
2012.06.03 22:40 댓글쓰기

본격적인 야구 시즌에 들어서면서 야구장에 응원가는 재미로 주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제 야구는 시즌 관중 7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사회인 야구팀만도 만여 개가 넘을 정도라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야구는 축구나 농구같이 선수들끼리 직접적인 신체접촉이 없고 경기 내내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의 연령대도 다른 스포츠보다 높은 편이다. 그러나 부상의 위험 또한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2001년 외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야구 선수의 32%가 어깨 상해일 정도로 어깨 질환이 주를 이룬다. 선수들의 부상 소식은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구단과 팬들의 최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달 초에는 시즌 개막 후 좋은 타격감으로 팬들을 사로잡았던 삼성 이승엽 선수가 어깨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팬들의 걱정을 산 바 있다. 또 지난 2월, KIA 투수 한기주가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던 바 있다. ‘마당쇠’로 불리는 손영민 선수 역시 어깨 부상으로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야구 선수들의 어깨 부상이 잦은 이유는 무엇일까. 어깨는 상완골, 견갑골, 쇄골을 중심으로 4개의 관절, 12개의 인대, 15개 이상의 근육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우리 몸에서 움직임이 가장 많은 관절로 운동 가동 범위가 넓은 만큼 부상도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상은 크게 ‘투구 손상’과 ‘비투구 손상’으로 나눠진다. ‘투구 손상’은 말 그대로 반복적이고 과도한 투구로 미세한 손상이 누적되면서 나타나며 ‘비투구 손상’은 과도한 스윙, 무리한 베이스러닝,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시 베이스에 접질렸을 때, 펜스나 선수와의 충돌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투구 손상’에 속하는 ‘회전근개 파열’은 야구 선수들의 대부분이 겪는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다. ‘회전근개’란 어깨를 덮고 있는 네 개의 근육으로 이뤄진 힘줄을 말하는데, 팔을 회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파열 원인은 회전근개 자체가 약해진 상태에서 뼈에 자주 부딪히는 일이 반복되면서 발생한다는 ‘복합적 원인설’이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로 팔을 자주 들어올리는 사람에게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선수들만이 겪는 질환은 아니다. 야구나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어깨 질환을 호소하는 20~40대도 늘고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대부분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으로 오해해 치료를 제 때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회전근개가 파열된 경우에는 주로 어깨 아래쪽, 팔 위쪽의 바깥 부분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팔의 움직임과 무관하게 통증이 느껴지고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증상이 계속되면 점차 팔과 어깨를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몸 뒤로 팔을 돌리기 어려워 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쇠약감이나 무력감이 나타날 수도 있다.

 

회전근개의 파열이 없는 경우에는 비수술적 자가치료로서 약 80% 정도가 호전되지만 이미 파열된 후라면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파열된 회전근개는 관절액의 영향으로 자가치료가 되지 않으며 파열 크기가 점차 커지기 때문이다.

 

파열이 심하지 않다면 관절내시경을 통한 ‘봉합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파열 부위가 심한 경우에는 파열 부분을 오히려 일부 절제해서 뼈와 부딪치지 않게 하거나 다른 부분의 힘줄을 이식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또한 이미 관절의 파괴가 발생한 경우에는 ‘상완골두 치환술’을 통한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화창해진 날씨에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여기저기 들리는 사회인야구단 창단 소식은 우리나라 야구의 밝은 미래를 보여 준다는 의미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무엇이든 제대로 알고 즐겨야 기쁨도 커지는 법이다. 너무 자연스럽게 사용해 고마움을 잊었던 ‘어깨’에 대한 배려를 오늘은 한번쯤 생각하고 그라운드에 나서기를 바란다.


김민수 소장 웰튼병원 기자 (webmaster@da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