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인 치료교육 수가와 의료진·환자 모두 불편한 지원신청 절차 등으로 당뇨병 관리와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진료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자가 늘면서 약물 처방 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당뇨조절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인슐린펌프, 연속혈당측정기 등 최신 의료기기 보급도 의료선진국에 비해 낮은 실정이다.
지난 11일 열린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원규장) 기자간담회에서 문준성 총무이사(영남의대)는 당뇨병환자 관리에 있어 이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회는 수준 높은 당뇨병 교육자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1999년 당뇨병 교육자 자격인정제도를 시작했다. 2023년 현재 총 1457명의 당뇨병 교육자를 배출했다.
자격 요건은 학회 정회원(평생회원, 정회원) 중 최근 5년 동안 당뇨병 환자 교육실무에 참여해야 한다. ▲집단교육시간 환산점수 75점이상 (2년 소요) ▲개별교육시간 환산점수 100점이상 (2000시간) ▲집단교육시간 환산점수+개별교육시간 환산점수 합산 100점 이상 등의 요건 충족 후필기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 제도도 운영 중이다. 의사,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당뇨병교육 팀원 중 의사를 포함한 3개 이상 분야 당뇨병 교육자 자격증 소지자가 있고, 정기적인 당뇨병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2023년 현재 기준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으로 지정된 기관은 총 88개다. 이 중 60개 병원에서 올해 현판식을 진행 중에 있다.
문준성 총무이사는 “해당 자격은 국가가 아닌 학회 인정이지만 기준이 높다. 일부 불만을 제기하지만 질환의 복잡성과 여러 상황을 이해해야만 환자를 교육할 수 있기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정책적 지원 부족으로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제5기 국민건강영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교육을 받은 환자는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지난 2013년 기준 6203억원 수준이던 당뇨병 치료제 처방 규모는 10년 만인 지난해 1조4597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지만 혈당관리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당뇨병을 포함한 교육상담료가 현재 비급여 항목이라는 사실이 현장에서의 교육 진행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의사, 간호사, 영양사로 구성된 교육자를 통한 교육에 대해 1회 비용을 산정한다.
"당뇨병, 반복 교육과 관리 필요한 질환이지만 의사들 희생과 환자 부담만 커"
문 총무이사는 “당뇨병은 반복 교육과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지만 의사들 희생과 환자 부담만 커지고 있다”면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뇨병 환자가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교육수가 적용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환자가 늘면서 재정 문제까지 겹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최신 기기의 낮은 보급률도 환자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 불편한 지원 절차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자동인슐린펌프, 연속혈당측정기 등 의사들의 기기 처방률이 증가하면서 환자들이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 기기 관리를 가능케 했다. 결과적으로 혈당 개선 및 합병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요양비 적용을 받고 있는 국내와 달리 병원에서 기기 및 소모품을 직접 관리, 처방해서 복잡한 절차 없이 현물로 지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덕분이다. 또 관리수가를 적용받는다.
문준성 총무이사는 “당뇨병 관리 기술 고도화에 따라 디지털 기기들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성능 및 유통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기기 성능 수준에 따른 비용 산정이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꼭 필요한 이들에게 적절히 사용될 수 있도록 요양비 제도 변화와 인슐린 펌프 렌탈 등 유연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