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착한 암으로 알려진 ‘갑상선암’이 암종에 따라 예후가 좋지 않아 주기적인 검진을 통한 예방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갑상선암은 착한암이라고 알려져 있다 보니 환자들이 치료를 미루거나 시기를 놓쳐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갑상선은 목 앞 가운데 위치한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내분비기관이며 뒤쪽으로는 좌우 2개씩 총 4개의 부갑상선이 있다. 나비 모양을 하고 있는 이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만들어 우리 몸의 대사를 촉진하고 그 기능을 유지한다.
갑상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정기적인 검진이나 다른 사람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은 느리게 진행되고 전이도 드물고 사망률이 낮아 '착한암'으로 불린다. 2021년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암 5년 생존율은 100%다.
하지만 갑상선암 종류 중에서도 예후가 나쁘고 진행이 빠르면서 사망률이 높은 암이 있다.
변형권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착한암이라도 암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커지고 결국 진행한다”며 “수술을 해야 하는데 일부 환자의 경우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초기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을 가래로 막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갑상선암 중 전체 갑상선암의 2~3%에 해당하는 '수질암'은 10년 생존율이 61~75%이며,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45%로 낮아진다.
이 경우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불가능하고 갑상선 전절제와 중심경부절제가 기본이다.
역형성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1~2%로 진단 후 6~12개월 내 사망하는 경우가 흔하며 5년 생존율은 7%에 불과한 예후가 극히 불량한 암이다.
또한 착한 갑상선암이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성격이 변할 수 있다.
변형권 교수는 "15%의 경우 갑상선암 발견 당시 이미 주위 조직으로 심하게 침범되거나 경부 림프절에도 광범위하게 전이가 발생 되는 경우가 있다"며 "오래 방치할 경우 착한암의 성질을 잃어버리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변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경우 광범위한 치료에도 재발 위험이 높다"며 "예후가 좋다는 것과 재발이 없다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갑상선암 10년 재발률은 많게는 30%까지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로봇수술, 치료‧음성변화 케어 모두 가능"
"수술‧입원기간 길지만 최소 절개로 환자 흉터 최소화 가능"
전통적인 방식의 갑상선 수술시간은 1시간 내외 소요되고 수술 후 입원은 1~2일이다. 이에 비해 로봇수술은 2시간이 필요하고 수술 후 입원도 3~4일로 상대적으로 길다.
기존 수술법보다 발전한 로봇수술이 더 걸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기존 수술법은 목 앞 피부를 절개해 바로 갑상선에 접근할 수 있지만 로봇수술의 경우 귀 뒤로 최소 절개를 하고 피부를 들어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로봇팔을 위치시켜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즉, 수술에 필요한 추가적인 절차가 적용되는 것이다.
변형권 교수는 “목의 피부를 절개할 경우 외관상 수술흉터가 남게 되고 그 부분 때문에 많은 환자분들께서 로봇치료를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귀 뒤를 통한 후이개 접근, 겨드랑이 접근, 아랫입술과 잇몸사이 경구강 접근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드러나지 않는 신체 부위에 절개를 넣게 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고 삶의 질도 높아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후이개 접근법 수술은 다른 접근법에 비해 절제 범위가 적은 반면, 넓은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경부 내 모든 부위에 접근이 용이해 림프절 절제술도 동시 가능하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이비인후과는 2019년 로봇기기인 '다빈치Xi'를 도입한 후 적극적으로 암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로봇수술은 사람의 눈보다 10배 확대된 입체적인 시야를 확보할 뿐 아니라 집도의의 미세한 손 떨림을 보정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출혈이 적고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
하지만 로봇수술은 긴 수술시간과 입원기간 및 비급여로 인한 고가의 수술비용 등이 단점이다.
갑상선암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으로는 음성변화와 삼킴장애가 종종 나타날 수 있는데, 쉰소리와 고음 발성 어려움 등은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변형권 교수는 “우리 병원은 음성 치료도 병행할 수 있는 시설을 완비하고 있다”며 “음성 전문인력을 통한 검사와 정확한 평가를 통해 수술은 물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까지 종합적으로 케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밝혔다.
임수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