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당뇨·임신성당뇨병과 연속혈당측정기 '효용성'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서 문선준·김상수·유지희·김헌성 교수 '찬반토론'
2023.04.10 05:49 댓글쓰기

당뇨병 관리 시 연속혈당측정기(CGM) 유용성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재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2형당뇨병과 임신성당뇨병에 대한 학계 평가 또한 높은 관심사다. 이들에 대한 CGM 보험 적용은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국정과제이기도 했는데, 필요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1형 당뇨병에 비해서는 연구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2023년 대한내분비학회 춘계학술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4월 8일, 국내 내분비학계 시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4명의 내분비내과 교수들은 각각 찬성, 반대 입장을 펼치며 찬반 토론을 진행했다. 다만 반대 입장의 토론자들도 CGM 사용을 반대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미비한 상황 보완과 사용 확대에 따른 고민 등을 제시하는 시각에 가까웠다. 


2형 당뇨병, CGM이 모든 단계 개선 효과 vs 교육·보험 담보없이 장기 효과 불충분  



贊) 문선준 교수(강북삼성병원) : 우선 인슐린 다회요법(MDI)을 시행하는 환자의 경우, CGM 사용 시 1형 당뇨병과 유사하게 자가혈당측정 대비 당화혈색소가 호전된 결과를 보였다. 이에 미국당뇨병학회(ADA)는 1형 당뇨병 뿐 아니라 인슐린 다회요법(MDI) 중인 2형 당뇨병 환자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CGM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속효성 없이 기저인슐린 투약 중인 2형 당뇨병에서의 임상연구도 대규모로 진행됐는데, 역시 당화혈색소 및 목표범위 내 시간(Time in range)이 호전된 바 있다. 이에 2023년 ADA 가이드라인은 기저인슐린을 투약중인 2형 당뇨병에서도 CGM을 높은 권고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경구약만 사용 중인 2형 당뇨병환자도 CGM이 자가혈당측정 대비 당화혈색소를 호전시키는 임상연구가 있었다. 해당 군에서는 지속적인 측정 대신 단기간 CGM을 사용한 효과에 대한 검증 또한 나타났다. 잠깐잠깐 CGM을 쓰는 것도, 경구약만 쓰는 것 보다는 도움이 되는 것을 보여준다. 


CGM의 가장 큰 장점은 어느 당뇨병 단계에서도 조절이 안되는 문턱마다 사용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회인슐린요법을 하는 사람은 CGM 쓰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고, 기저인슐린 쓰는 사람은 결국 다회인슐린요법으로 넘어가는 군인데 CGM을 쓰면 막을 수도 있다. 


反) 김상수 교수(부산대병원) : 2형 당뇨병에서 CGM을 사용한 데이터는 6개월치인데,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일차의료 연구 결과는 흥미롭다. 6개월에서는 효과가 있었지만 12개월에서는 효과가 감소했다. 그렇다면 과연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효과가 나올까.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효과가 미미했다. 


환자 스스로 스캔을 자주하는 것과 효율성의 연관성이 크다. 자주 찍어야 효과를 보는데 환자는 자신의 상태가 나쁠 때만 스캔하는 경우가 많다. 지속적으로 기기를 달고 있는 2형 당뇨병 환자는 상당히 적다. 


더구나 데이터 또한 전자의무기록(EMR)에 제대로 연동되지 않는다. 이를 띄우고 환자들에게 설명하는 게 상당히 오래 걸린다. 또 환자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의사와 공유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 비용 문제도 크다. 1형 당뇨병과 CGM은 비용효과성에 대한 연구가 있고 또 보험 적용이 된다. 


기술이 좋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환자 교육에 대한 수가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2형 당뇨병에서  CGM 사용이 현실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좋은 근거가 있더라도 지금은 고려할 게 많다. 정확성과 비용, 환자를 보기 위한 충분한 사회정책적 지원이 담보돼야 한다. 


임신성 당뇨병, CGM 높은 정확도와 편의성 vs 불안정한 데이터·냉철한 의료적 접근 필요  



贊) 유지희 교수(원주세브란스병원)임신 중 고혈당은 기형아 출산·조산·출산 전후 사망률 등 여러 합병증과 연관이 있다. 이에 임신 당뇨인들은 당화혈색소 수치를 6.5%에서 저혈당 위험이 적은 경우 더 엄격하게는 6.0%까지를 목표로 한다. 그런데 자가혈당측정만으로는 고혈당 또는 저혈당 노출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현재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리얼타임 CGM) ‘덱스콤 G6’, 스캔형 연속혈당측정기(is-CGM) ‘프리스타일리브레’는 유럽에서 임신한 1·2형 당뇨 및 임신성 당뇨(GDM)에서 CE 인증을 획득했다. 혈당 진단에 있어 자가혈당측정은 CGM을 따라올 수 없고, CGM은 빨리 써야 하는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다. 자가혈당측정이 못 잡은 혈당수치를 CGM은 잡아냈다는 연구도 있다. 


임신 1형 당뇨인의 경우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임신 34주째 자가측정군에 비해 리얼타임 CGM군에서 저혈당 증가 없이 당화혈색소 등 개선 효과와 합병증 개선을 보였다. 이에 영국은 임신 1형 당뇨인에게 12개월 리얼타임 CGM 보험을 확대했다. 미국당뇨병학회(ADA) 및 영국 NICE도 임신 1형 당뇨인에게 이를 사용토록 권고하고 있다. 


인슐린을 사용 중인 임신한 2형 당뇨인이나 임신성당뇨인에게 영국 NICE는 CGM 사용을 권고하고 있고, ADA는 임신한 당뇨인 모두가 CGM으로  당화혈색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움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CGM을 꼭 써야하는 건 아니지만 간헐적으로라도 스캐닝 CGM을 사용하는 건 도움이 된다. 임산부 입장에서 10일~14일에 한번 CGM을 교체할지, 14일에 98회 자가혈당측정을 할지 효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反) 김헌성 교수(서울성모병원) : 디지털헬스케어에 앞장서고 있는 입장이지만 환자 스스로에 의한 디지털헬스케어가 실제 임상에서 건강관리의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과장은 의료진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CGM은 디지털헬스케어에서 가장 바람직한 사례로 평가되지만, 실제 이들이 임상에서 얼마나 중요한 영역을 보완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 


CGM 정확도는 불안정하다. 임신 자체는 임신기간·체질량지수(BMI)·당뇨병 유형·센서 위치· 피부 온도·피부 특성·임신성고혈압 등에 따라 데이터가 불규칙하다. CGM은 혈당 수치를 과소·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임신 초반에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CGM과 자가혈당측정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의 경우, 기기가 간지럽거나 불편해서 포기한 사람을 제외한 데이터다. 포기한 이들에 대한 리얼월드 데이터와 현장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 또 CGM은 혈당 체크하기 귀찮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달아만 두고 좋아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인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것이지 기술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가이드가 없기 때문에 1차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교육하기도 힘들며 병원 간 격차도 많이 발생할 것이다. 도움이 될만한 대상자들의 선택에 대한 세부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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