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정책 변화를 전화위복 기회로 삼겠다'
정준호 크리스탈생명과학 대표
2019.05.08 05:0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7년만의 전면적인 약가제도 개편으로 중소 제약사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제네릭 중심의 수익구조를 탈피하고 신약 개발에 집중하라는 정부 정책 방향은 옳지만 일선 현장에서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하다. "제네릭 장사 그만하라"는 메시지가 요지인지라 향후 업계에 적지 않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런데 이런 위기 속에서 기회를 발견한 제약사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크리스탈생명과학'이다. 2016년 11월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정준호 크리스탈생명과학 대표[사진]를 만나 국내 제약산업의 생태계를 바꿀 변화 앞에서 이를 과감하게 수용, 장점으로 활용하는 대응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복지부의 약가제도 개편으로 중소제약사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데
그렇다. 요즘 제약사 사장들을 만나면 '약가제도 개편'이 화두다. 제약산업 생태계를 바꿀 수 있는 제도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대형제약사에게는 유리하지만 중소제약사에는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357개의 제약사가 허가를 받고 영업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매출 100억원 미만 제약사가 187곳이며, 10억 미만인 제약사도 107곳이나 된다. 다른 산업에 비해 얼마나 영세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약가제도 개편을 대비할 여력이 부족한 중소제약사들은 단기간에 너무 큰 변화가 밀려들고 있어 불안감이 예상보다 클 수밖에 없다.

Q. 신(新) 제도가 어느 정도 타격을 줄 수 있나
복지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안을 보면 크게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자사 생동, 원료의약품 승인, 21번째 제네릭부터는 약가를 85%까지 인하시킨다는 것이다. 앞에 두 요건을 충족해도 약가가 대폭 깎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타격이 작용할 수 있다. 실제 Top 10을 제외한 제약사들이 약가제도 개편에 따른 매출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사전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본 결과,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회사도 자사생동과 원료의약품 승인만 갖고 기존 매출과 비교해봤더니 13% 정도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R&D-원료-생동시험 전문회사에 제조사까지 있어 경쟁력 구비"
"새 약가제도 실시되면 중견, 중소제약사 상당수는 손실 불가피 전망"
"생동성시험 비용 크게 오른 가운데 하고 싶어도 못하는 진퇴양란 상황 예고"
"신약개발 R&D 인프라 기반 등 3~5년 후 기회 극대화시키기 위한 준비 철저히 하겠다"
"종합병원 영업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


Q. 제약사 입장에서 특히 큰 부담 요소로 꼽히는 것은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생동성시험'이다. 최근 생동 비용이 2~3억원에서 4~5억원으로 두배정도 올랐다. 더 더욱 힘든 것은 생동을 원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국내에는 생동회사가 8개정도 있는데 이들이 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1년에 600건 정도다. 게다가 생동을 하려면 의료기관에서 임상 참여 환자를 모집해야 하는데 그 수요도 받쳐주지 못한다. 앞으로 3년 뒤면 공동생동이 없어지고 약가도 떨어지는데, 생동 비용을 보전할 만큼 매출이 늘어나야 하는데 쉽지 않다. 일부 대형제약사는 생동회사들과 MOU를 맺어 30~40개 품목을 모두 맡기기도 한다. 중소제약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있는 실정이다.

Q. 약가제도 변화의 대응책은 무엇인가
첫째는 기허가 품목 중에서 가능성 있는 품목을 골라 생동을 하고, 두 번째는 시장성이 있는 독과점 제품을 적정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외국제약사들로부터 완제품 수입도 늘리고, 급여제품보다 비급여 제품들을 확대하는 방안도 대안이다. 해외 시장으로 판로를 개척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R&D에 집중해야 한다. 사실 중소제약사들은 먹고 살기도 바쁜데 R&D에 투자하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 제약사들의 평균 R&D 비용이 매출의 5%인데, 5%는 커녕 1%도 투자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이런 대안도 마련하기 힘든 제약사들은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

Q. 이번 변화가 크리스탈생명과학에겐 위기인가, 기회인가
우리는 큰 기회라고 본다. 개편안은 앞으로 경쟁적인 제네릭 판매를 지양하고, 신약을 개발해 정당한 가격으로 판매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본다. 이런 정책 방향에 크리스탈생명과학이 부합된다. 우선 '제2의 셀트리온'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신약개발 R&D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자사 생동은 서울의약연구소에서 맡으며, 원료의약품 제조는 화일약품이 담당한다. 자사 생산이 가능한 제약공장도 갖추고 있다. 즉,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대형제약사들도 이런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지 못하다. 지금 당장은 변화가 위기처럼 보이지만 3~5년 후 우리에게는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Q. 신생 제약회사 대표로서 어려움은
크리스탈생명과학은 3년도 안 된 신생회사다. 그동안 조직을 새로 꾸리고, 품목 및 유통 정비에 주력했다. 우리회사가 많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 중 쓸만한 품목들만 70개 정도로 추려냈다. 영업활동도 의원급에서 종합병원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약가제도 개편을 계기로 종합병원 영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Q. 앞으로 계획은
크리스탈지노믹스에서 생산되는 신약을 기본으로 종합병원에 판매되는 항생제 '메랍탐 주사'를 더해 종합병원 영업 강화에 나설 것이다. 점차적으로 인력 충원도 진행해 나가겠다. 이런 노력을 통해 3년 뒤에는 업계 30위권 내 진입하고 매출 3000억 이상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타업체 M&A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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