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부합 ‘의학교육평가 기준’ 마련'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장성구 이사장·김영창 원장
2019.04.08 12:14 댓글쓰기

3단계 의사 양성교육 연계 강화, 우수인력 배출

4차 산업혁명은 의료계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올 조짐이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이 가장 먼저 접목될 분야는 ‘의료’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맞물려 대중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질병을 미리 예측·예방하고, 본인에게 적합한 맞춤형 진료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국민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 속에 의학 교육 분야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는 우리나라 의학 교육의 기준을 마련해 온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이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미래 의료 환경에 적합한 우수 의사 배출 및 내실 있는 평생 교육에 설립 목적을 두고 있는 의평원에 올해 3월부터 새로운 2명의 수장이 임기를 시작했다. 장성구 이사장과 김영창 원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 의학교육 발전에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여 온 두  사람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본인만의 철학을 토대로 의평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견을 아낌없이 들려주었다.

대학 규모 상관없이 엄격한 기준 적용

2004년 1월부터 전국 14개 의과대학 평가인증을 시작한 의평원은 4년마다 재인증을 실시하고 있다. 기준에 미달된 대학의 경우 조건부 인증으로 1년 후 재평가를 받거나, 아예 인증 자체를 못 받게 된다.

현재 의평원 인증을 받지 못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졸업생은 의사국가고시를 볼 자격이 없어지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절차일 수밖에 없다.

장성구 이사장은 “의평원의 평가 목적은 해당 교육 기관의 발전을 위한 자문을 하고, 결과를 대외적으로 알림 으로써 의학 교육의 질적인 향상을 추구하는데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이 미달된 대학은 철저하게 탈락시켜 우수 의학 교육의 질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가 영역은 2018년 10월 기준 ▲사명과 성과▲교육과정 ▲학생평가 ▲학생 ▲교수 ▲교육자원 ▲교육평가 ▲대학운영 체계와 행정 ▲지속적 개선 9가지 부분으로 구성됐다.

2018년 의학교육 평가인증 대상에 참여한 13개 대학 중에는 울산의대와 순천향의대가 조건부 인증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빅 4’ 병원으로 손꼽히는 서울아산병원의 의과대학인 울산의대가 조건부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에 의료계 전체가 술렁이기도 했다.

김영창 원장은 “울산의대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다각도로 평가한 결과, 평가 기준에 충족하지 못했다”며 “우리도 조건부 인증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그는 “‘좋은 게 꼭 좋은 건 아니다’라는 판단 하에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며 “과거 조건부 인증을 받은 대학 사례를 보면 결과론적으로 전부 발전해왔다. 울산의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평원에 따르면 올해는 평가인증 제도가 도입된 지 2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의평원 새 집행부는 투명성 확보를 기반으로 단절된 의사 양성 교육을 연계하는 방안 마련에 집중할 방침이다.

그동안 의료계는 기본의학교육(의과대학), 졸업 후 교육(전공의 등), 평생교육(보수교육) 이라는 3단계 의사 양성 교육이 상호  연계돼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해 우려해왔다.

김영창 원장은 “3단계 의사 양성 교육이 서로 연결돼야 하는데 각각 교육이 이뤄져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전문역량평가단을 의사전문역량인증단으로 개편해 연결고리를 만들고, 임기 동안 실현 가능한 평가인증제도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의학교육비 지원 방안 적극 검토 희망

문제는 역시 비용이다. 대표적인 예로 인턴·전공의 교육비의 경우 개인이나 병원 측이 모두 부담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제 진료현장에서 인턴·전공의는 교육을 받을 뿐 아니라 일정 부분 병원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김영창 원장은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관할하고 있는 보건 복지부에서 교육비와 관련한 예산 마련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정부가 이 같은 의료계 현실을 직시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주기를 간곡히 희망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 의평원은 주요 의료 단체들과 긴밀한 공조 체계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대한의학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등과 소통을 기반으로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김영창 원장은 “전문성, 독립성, 신뢰성, 객관성, 투명성의 관점에서 다른 의료 단체들과 소통해나가겠다”며 “각 단체별 입장이 다를 수 있겠지만 의학교육 발전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아낌없는 협조를 당부 드린다”고 요청했다.

의평원은 지난 2016년 9월 전 세계 의과대학을 평가하는 기관인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의 평가인증기관 인증을 단번에 획득한 바 있다.

세계의학교육협의회 총회 금년 4월 한국 개최

특히 올해 4월에는 세계의학교육협의회 총회가 국내에서 개최될 예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우리나라 의학교육 수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장성구 이사장은 “약 50개 국가에서 600여 명이 사전등록을 마쳤다”며 “국내 의학 교육의 우수성을 전 세계적으로 알릴 좋은 기회라고 본다. 성공적 행사 개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의평원은 내부적인 체제 보완과 정비를 통해 머지 않아 다가올 의료계 변화에 능동적인 대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에 휘둘리지 않고, ‘인간 의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최신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인재 양상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장성구 이사장은 “지금 전 세계는 인공지능에 대한 보이지 않는 특허권 싸움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인공지능은 의학과 의료 분야에 가장 먼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의학교육 내용을 발 빠르게 변화 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이 기초의학보다 임상에 더 빠르게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성구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부합하는 미래 의사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의 초기 단계부터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의학교육 체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래를 위한 의학교육이 실질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 교육 현장이 개설되도록  시의적절한 교육 과정과 기능, 평가기준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창 원장 역시 “국내외 의료환경과 의학교육 변화와 추세를 파악해 의평원의 핵심가치와 평가철학을 유지할 것”이라며 “시대적 변화에 걸맞은 의학교육 기준을 마련해나가는 의평원의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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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실 04.09 10:18
    평가인증에 교수 연구실 1인1실 여부 및 환경 조사 좀 해주십시요. 서울시내 모 대학병원은 하숙집을 연구실로 사용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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