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부정맥 치료 패러다임 변화 예고
서울대병원 이승표 교수, 삽입형 제세동기 단점 극복 기술 개발
2023.04.14 16:20 댓글쓰기

도끼로 찍히는 느낌에 비견되는 강력한 전기 충격(제세동) 없이도 악성 부정맥을 치료할 길이 열렸다. 


효과적인 부정맥 치료 방법이지만 강력한 충격으로 통증을 동반하는 현재의 삽입형 제세동기 단점을 극복할 아이디어가 최근 서울대병원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승표 교수와 서울대 공대 김대형·현택환 교수팀은 최근 ‘다채널 전기 자극 어레이’를 개발하고, 동물 모델을 통해 효과를 검증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부정맥은 심장에서 생성하는 전기 신호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심실세동과 심실빈맥은 특히 치명적인 부정맥이다. 


대개 갑자기 발생해 급사에 이를 수 있어 부정맥 위험이 높은 심부전 환자는 예기치 못한 악성 심실  부정맥을 발생 즉시 치료하기 위해 삽입형 제세동기를 체내 이식한다.


삽입형 제세동기는 부정맥이 시작된 부위만 자극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심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만큼 강한 전기충격을 발생시켜 부정맥을 차단한다. 


이 충격을 통해 심장 전기 신호의 이상을 리셋하고, 박동을 정상화하는 원리다.


그러나 제세동기 충격은 환자에게 통증을 일으킬 뿐 아니라 심장의 정상적 수축 기능을 방해할 수도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부정맥의 시작 부위를 정확히 찾아내고, 해당 부분에만 전기 자극을 적게 가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나노 소재 기반 ‘다채널 전기 자극 어레이(array)’를 제작했다.


이 어레이는 8개 또는 32개 전극 채널이 배치돼 있어 각 전극을 통해 심장 각 부위에서 전기 신호를 측정한다. 


이를 부정맥이 잘 발생하는 심근경색 동물 심장모델에 적용한 결과, 부정맥 시작 지점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었다.


또한 강력한 단발성 충격을 주는 기존 삽입형 제세동기와 달리 부정맥이 시작된 부위를 특정해 약한 전기 자극을 연속적으로 발생시켜 부정맥 전기 신호를 차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큰 충격 없이도 악성 심실 부정맥을 ‘조용하게’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역치하 전기 자극을 지속적으로 가하면 추가적인 악성 심실 부정맥의 발생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모델에서 다채널 전기 자극 어레이를 통해 전기 자극을 가한 예방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누고 심근경색을 유도한 결과, 부정맥 발생률은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다채널 전기 자극 어레이는 부정맥 진단과 치료 뿐 아니라 예방 효과까지 보여줬고, 이는 기존 삽입형 제세동기 개선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이승표 교수는 “부정맥을 통증 없이, 사전에 차단시킬 수 있음을 확인한 이번 연구는 부정맥 치료의 발전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의의를 전했다.


이어 “이번에 검증된 기술을 실제 환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도록 더 큰 어레이로 성능을 향상시키고, 부정맥 진단·치료·예방의 자동화 알고리즘 개발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미국과학진흥협회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F;14.98)’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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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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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장미 06.23 12:43
    실제로 환진에게 도입되는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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