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삼진·신테카·한올바이오 등 'AI 활용'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인공지능' 기반 신약개발 흐름 적극 
2023.07.10 05:08 댓글쓰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올해 인공지능 신약개발 핵심 추진 과제.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인공지능(AI) 접목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제약사들은 이른바 신약개발 속도를 높이기 AI 기반 기술 관련 기업과 협업에 나섰고, 의료기기 업체들도 대부분 AI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 삼진제약, 신테카바이오, 한올바이오파마, 대웅제약 등이 AI를 활용한 연구에 나서는 등 신약개발 및 AI 플랫폼 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HK이노엔(대표 곽달원)은 지난 4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개발 기업 에이인비와 업무협약을 맺고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항원 발굴 플랫폼을 구축키로 했다. 자체 AI 플랫폼도 보유하게 됐다.


백신 개발 항원 디자인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에이인비 AI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팬데믹 발생 시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백신을 신속히 개발할 수 있도록 대비 체제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최근엔 자체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inno-SUN(한글명 이노썬)’을 출범하고 표적 항암신약 ‘pan-KRAS 저해제’ 계열 유효물질을 발굴했다. 현재 유효물질 발굴을 위한 공동연구도 착수했다.


삼진제약(대표 최용주)은 지난 5월 AI 신약개발 기업 인세리브로와 공동개발 중에 있는 혁신면역항암제 과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인공지능 활용 혁신신약 발굴사업’에 선정됐다.


이를 통해 삼진제약은 인세리브로, 서울아산병원, 트라이얼인포매틱스와 신약개발 전주기 사용 AI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고 임상 진입 면역항암제 후보물질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테카바이오(대표 정종선)는 주요 AI플랫폼 기술로 구입 가능한 수억 단위의 화합물 라이브러리 검색을 통해 유효물질을 도출하는 딥매처(DeepMatcher)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신테카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신생항원 발굴 플랫폼 'NEO-ARS'는 암환자의 종양과 혈액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높은 정확도로 신생항원을 예측할 수 있다.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은 최근 미국 케임브릿지 파킨슨병 신약 개발사 '빈시어 바이오사이언스'(Vincere Biosciences, 빈시어)에 공동 투자키로 했다.


빈시어는 지난 2018년 파킨슨병 권위자 스프링 베루즈 박사가 설립한 바이오 기업이다. 독자적인 AI 플랫폼을 활용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와 대웅제약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빈시어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 설계, 환자 후보군 선정 등 기회를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정승원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는 “빈시어는 신약 개발에 AI를 접목해 기존 파킨슨병 치료제 접근 방식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협력 방안을 지속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쏟아지는 AI 기업, 주가 폭등···‘AI 거품’ 우려도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비롯 정부도 신약 개발에 대한 해법으로 ‘AI’가 최대 관심사다.


AI를 활용할 경우 신약개발 과정을 축소할 수 있기 때문인데, 제약바이오업계는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개발 과정도 AI와 가상시험 등을 통해 시간·비용 모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3월 기준 AI 신약개발 기업에 대한 투자가 602억 달러 규모로, 5개 이상 기업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며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들이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AI를 접목한 기업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다 보니 관련 기술에 대한 신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제약바이오 중심 AI 관련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 일부 기업은 상장폐지도 거론된다.


AI 신약개발 전문기업 신테카바이오는 딥매처를 활용한 협업이 활발하지만 지난 5년 간 영업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가는 최고점 4만8700원에서 1만1300원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다.


3년 전 AI 신약개발 솔루션 구축 이후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적자만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수익성 개선이 어려우니 주가는 급감했고, 때문에 업계 일부에선 상장폐지도 거론하는 있는 상황이다.


AI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아직 글로벌 라이센스아웃을 체결한 사례가 없다”며 “해외사례와 비교할 때 우리 AI 시장은 M&A, 라이센스 인-아웃 같은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전 속도가 더딘 원인은 AI기업와 제약바이오기업이 공동으로 협업할 접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기술은 글로벌 선두주자와 비교해 그 격차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우리 기술이 뒤쳐졌다는 우려도 있지만 AI 기술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보진 않는다”라며 “최근 국제학회에서 한국 기업, 대학 및 연구기관의 AI 논문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하고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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