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환자 쏠림 심화···현재까지는 '백약이 무효'
속절없는 이탈에 지역 개원가 위태···의료전달체계 '특화 방안' 부재
2020.12.03 06:3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의료전달체계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면서 전체 의료시장에서 개원가 입지는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이선식 사무관은 2일 열린 대한중소병원협회 학술세미나에서 ‘의료전달체계 현황 및 개선 방향’이란 제하의 주제발표를 통해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선식 사무관은 우선 지난 10년 동안의 의료이용 현황 자료를 토대로 기형적인 국내 의료전달체계 실상을 조명했다.


의료기관 종별 진료비 점유율 변화를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은 10년 전 24.6%에서 27.7%로 3.1% 증가한데 반해 의원급 의료기관은 37.5%에서 31.4%로 6.1% 감소했다.


종합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도 소폭이나마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10년 동안 진료비 점유율이 감소한 종별은 개원가가 유일했다.


입원일수 변화 역시 개원가의 심각성이 감지됐다. 상급종합병원 21%, 종합병원 16%, 병원 14%씩 늘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은 40% 줄었다.


외래 내원일수 또한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다른 종별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유독 의원급 의료기관은 5.7% 감소했다.


지방 환자들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도 가속화되는 양상이 확연했다. 빅5 병원이 쏠림현상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들의 외래 지방환자 비율은 10년 전 8.2%에서 10.6%로 2.4% 늘었다. 같은 기간 빅5 병원은 18.2%에서 23.9%로 5.7% 증가했다.


입원도 마찬가지였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 중 지방환자 비율은 11.6%에서 14.0%로 2.4% 증가했고, 빅5 병원은 29.5%에서 36.1%로 무려 6.6% 늘었다.


이러한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여러 문제점들을 야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환자가 이탈하면서 만성질환 예방‧관리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 예방가능한 입원율 발생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환자가 너무 많이 몰리면서 의사 1인 당 진료인원이 많아 ‘3분 진료’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책 일환으로 의뢰‧회송을 독려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상급종합병원 이용 후 회송되는 비율은 입원이 4.87%, 외래는 0.19%에 불과했다. 병원이 개원가로의 회송을 제안해도 환자나 보호자들이 거부하면서 정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의료전달체계 개선 전략을 수립했지만 약발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주요 전략을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 중증환자 위주로 진료토록 평가‧보상 △의뢰‧회송 시스템 내실화 △경증환자 상급종합병원 이용 제한 등이다.


이선식 사무관은 “의료전달체계 개선은 결코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며 “단기, 중기, 장기 전략이 수립된 만큼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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