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협의체에 '민초의사' 목소리 전하는 창구 역할'
고도일 서초구의사회 회장
2019.11.18 05: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의사들 간에도, 의료계와 정부 간에도 소통이 활발히 이뤄질 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서초구의사회는 그런 대화의 장으로서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의견을 듣고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7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서초구의사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고도일 서초구의사회 회장[사진 左]은 "의료계의 산적한 문제들 해결을 위해 학술대회가 학술적 정보 교류만이 아니라 소위 '민초(民草)' 의사들 의견을 모으고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됐던 의정협의체가 최근 1년여 만에 재개됐다. 의료진 안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의료전달체계 등 다양한 현안들이 테이블에 오른 상황에서 의료계는 의사와 각급 병원들의 의견을 모아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학회에는 의정협의체에 참여 중인 서울특별시의사회 박홍준 회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사진 右)이 함께 자리해 그 의미를 더했다.
 

박홍준 회장은 “학술대회를 통해 의사들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 응급실에서 각종 폭행 사건이 발생하는 등 의료진 안전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며 “이는 비단 응급실만의 문제가 아니라 진료실도 마찬가지”라고 운을 뗐다.

실제 지난 10월 서울 노원구 을지병원에서는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정형외과 전문의의 엄지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있었다.  
 

박 회장은 “이는 의사가 본인이 원하는대로 진단서를 써주지 않는 것에 앙심을 품은 환자가 저지른 일”이라며 “진단서 허위 기재 요구에 대한 법적인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근 의협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2034명 중 71.5%인 1455명이 최근 3년간 진료실에서 폭행이나 폭언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진단서 발급이나 이미 발급된 서류 내용을 허위 수정해 줄 것을 요구 받은적이 있다는 회원들도 61.7%(1254명)에 달했다.
 

박홍준 회장은 “양질의 의료를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되는 위협 요소들을 적절히 제어해야 한다"며 "회원 보호를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도일 회장은 “서초구의 경우는 진료실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실랑이 정도가 아닌 폭행 사건은 아직 발생한 바 없다”면서도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 서초경찰서와 자매결연을 맺는 등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진료실 안전·실손보험 등 의료 현안 해결 기대”
"실손보험 관련 사안, 외견상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결국 보험사만 이득"
 

실손보험과 관련한 문제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과 전재수 의원 등이 발의한 ‘실손보험 청구 전자·간소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을 놓고 의협은 보험사의 거액 보험금 청구 거부를 위해 이용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다.
 

박홍준 회장은 “의료기관이 심사평가원 등을 거쳐 의료기관에 직접 자료를 전달하라는 내용은 얼핏 설득력 있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보험사만 이득을 취하는 제도로서 의료계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고도일 회장은 “실손보험 관련 고발 건 중 완전히 허위인 경우는 거의 없다”며 “환자에 따라 회복 속도 등 특성이 다를 수 있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한 고려 없이 무조건 환자들을 사기범으로 모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도 의료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각급 의료기관마다 입장은 조금씩 갈릴 수밖에 없다. 실제 이와 관련해 최근 의협과 경기도의사회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고 회장은 “문재인 케어도 사전에 의료계와 충분한 소통이 없다보니 좋은 의도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상급병원으로 환자가 쏠리고 정작 중증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계와 정부도 다들 각자 입장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의료계 내부는 물론 의료계와 정부 간에도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며 “일단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공감대가 형성돼 의정협의체가 재개된 것에 의의가 있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