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한방병원과 요양병원의 이른바 ‘페이백’ 영업 등 민영보험 사기로 인해 연간 최대 5000억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이 누수될 수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반면 지난해 관련 환수액은 6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건강보험공단 보험사기 적발 및 환수체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은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민영보험 사기와 연계된 건강보험 재정 손실 문제를 지적하며 선제적인 관리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일부 한방병원과 요양병원이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고가 진료를 받도록 한 뒤 진료비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영업을 하고 있다”며 “이는 의료법 제27조에서 금지하는 환자 유인행위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험사기가 민간 실손보험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일부 의료기관이 실손보험금을 편취하는 과정에서 기본 진찰료, 입원료, 기초검사비 등 건강보험 급여 항목을 함께 청구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에서도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의원은 “민영보험 사기라고 해서 민영보험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실손보험금을 편취하는 과정에서 건강보험 급여 항목까지 함께 청구하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에도 피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보험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보험사기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 규모가 최대 5000억원 이상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험사기 사건을 수사한 기관이 공단에 사실을 통보하면 그제야 환수 절차가 진행되는 수동적 방식”이라며 “최근 환수금액은 16억원대에 불과하고 지난해에는 고작 600만원만 환수했다”고 설명했다.
기관 간 보험사기 대응 협력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의원은 “2021년 금융감독원과 건보공단, 심평원이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공조 확대를 발표했지만 최근 5년간 금융감독원에 대한 자료 협조 실적은 단 2건에 불과하다”며 실효성 있는 정보 공유와 공동 대응을 주문했다.
이어 “건강보험 관련 기관들이 의료기관의 급여·비급여 진료 내용과 청구 금액 등 다양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분석하면 특정 의료기관의 페이백 영업이나 비정상적인 고액 청구 등 이상 징후를 미리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 흑자 5000억원대로 급감…의료개혁 재정 투입도 도마
이날 조 의원은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건강보험 당기수지 흑자는 2023년 4조1000억원에서 2025년 5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지출은 10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건강보험 재정의 중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지적이다.
조 의원은 제2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과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의 전망을 근거로 올해부터 건강보험 당기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아울러 국회예산정책처의 장기 재정 전망을 인용해 2029년 건강보험 적립금 소진과 2035년 136조원 적자 가능성을 언급했다. 인하대 의대 연구팀의 분석에서는 2042년 누적 적자가 563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
의료공백 대응과 의료개혁 추진에 건강보험 재정이 활용되는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조 의원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개혁,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수가 인상 등은 국가 정책”이라며 “국가 정책에 필요한 재정은 정부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건강보험 재정을 끌어다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건보공단 이사장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국고지원 역시 법률에서 정한 지원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청희 “보험사기 대응 성과 나타나…외국인 건보 체납 대책 마련”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민영보험과 연계된 보험사기 조사 및 환수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이사장은 “지난해 민영보험과 연계해 보험사기 문제에 대응한 결과 그동안 성과가 없었던 부분에서 성과가 나타났다”며 “민영보험과 연계한 보험사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환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 체납 보험료 관리 문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장은 “위원님 말씀 적극 공감한다. 외국인 건강보험 문제도 심각해 내부적으로 연구·검토하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별도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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