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 화재…심평원 데이터 ‘354만건 단절’
허종식 의원 “응급병상 정보 97% 차지, 일부 내역 재동기화 10개월 소요”
2026.10.16 08:50 댓글쓰기

지난해 9월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 당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외부 기관 사이에 오가야 할 데이터 354만여 건이 끊겼던 것으로 화재 1년 만에 처음 확인됐다. 


일부 데이터는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10개월 걸렸고, 의료기관이 감염병 위험국가 방문 이력을 확인하는 해외여행력 정보도 한 달 넘게 새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정자원 화재 기간 심평원 시스템과 외부 기관 사이에 연계되지 못한 데이터는 7종, 총 354만4973건이었다.


미연계 97.6% 응급병상 정보…감염병 해외여행력 35일 중단


미연계 데이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요양기관 현황관리시스템의 응급병실 및 병상 관련 정보로 346만건(97.6%)에 달했다. 


해당 정보는 지난해 10월 30일 재동기화됐다. 이밖에 도로명 주소 2만7980건(10월 24일 재동기화), 치료재료 및 의료기기 공급내역 1만7494건(10월 22일), 요양기관 현황정보 2815건(10월 30일), 의료인 자격 및 면허 정보 40건(10월 2일)이 제때 연계되지 못했다.


복구가 가장 늦어진 데이터는 요양기관 현황관리시스템의 진료정보 교류 참여기관 정보 1748건과 요양기관 변경이력 3만5725건이었다. 


이 두 항목은 화재 발생 10개월 뒤인 올해 7월 30일 재동기화가 끝났다. 심평원은 “재동기화 과정에서의 누락이나 오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심평원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연결된 외부 기관 시스템이 멈추면서 데이터 송수신이 중단, 기관 간 데이터 단절 시 복구 기한에 대한 기준이 없었던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도 공백이 발생했다. 의료기관이 환자의 감염병 위험국가 방문 이력을 확인하는 해외여행력 조회 서비스는 계속 운영됐지만, 질병관리청 시스템과의 연계가 끊기면서 지난해 9월 26일부터 10월 30일까지 35일 동안 신규 정보가 반영되지 않았다. 


해당 기간 해외 입국자의 여행력은 일선 의료기관에서 조회해도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심평원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의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이 멈춘 기간 자체 중계 시스템을 활용해 진료의뢰서 2009건과 회송서 1271건 등 총 3280건을 대신 전송했다. 


건보공단은 “자격 취득 및 변동 등에 필요한 주민등록, 출입국, 외국인등록 정보가 화재 후 첫 영업일인 지난해 9월 29일까지 복구돼 자격 처리 지연이나 보험료 정산 착오는 없었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 리튬이온 배터리 신규 설치…재해복구 전환 한계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 관리와 재해복구(DR) 체계의 한계도 드러났다. 


국정자원 화재는 리튬이온 배터리 이전 작업 중 발생했는데, 심평원은 화재 한 달 뒤인 지난해 10월 전산센터에 리튬이온 배터리 4조(총 1310.64kWh)를 새로 설치했다. 


반면 건보공단은 전산센터 UPS에 납축전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화재 이후 납축전지 1920개를 교체했다.


재해복구 체계의 경우 건보공단 주 전산센터(강원 원주) 중단 시 재해복구센터(경기 안산)로 30초 안에 즉시 전환되는 업무는 요양기관 수진자 자격조회 등 3개뿐이었다. 


통합징수 등 13개 업무는 전환 목표 시간이 최대 3시간이며, 재해복구센터 수용 인원은 전체 직원의 30% 수준에 그쳤다


심평원 역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등 7개 핵심 시스템의 목표 복구 시간이 3시간 이내였고 실제 전환 훈련은 연간 1회에 불과했다.


허 의원은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새로 들인 만큼 화재 감지, 소화, 격리 설비를 점검하고 주요 업무가 재해복구센터로 즉시 전환되고 비상시 직원들도 일할 수 있도록 재해복구 체계를 보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정자원 화재 이후 1년이 지나서야 건강보험 전산이 입은 피해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며 “응급병상 정보 345만건이 한 달 넘게 끊기고 감염병 위험국가 여행력 정보가 35일간 멈췄던 일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공백이었던 만큼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평원 시스템은 멀쩡했는데도 연결된 기관이 멈추자 복구에 10개월 걸렸다. 기관별 재해복구를 넘어 기관 사이 데이터 연계를 언제까지 복구할지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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