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사망 논란 아주대병원 압수수색 ‘파문’
“경찰이 진료 중인 소아응급센터 강제 수사” 반발 확산…국회서도 문제 제기
2026.10.02 06:23 댓글쓰기



경기남부 소아·중증응급 핵심 거점인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한응급의학회가 진료 중 소아응급센터에서 이뤄진 압수수색 방식에 대해 경찰의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한 가운데 국회에서도 경찰 수사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왔다.


대한응급의학회는 1일 성명을 내고 지난 9월 30일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에서 진행된 경찰 압수수색을 강하게 비판했다.


학회는 “소아 사망 경위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 규명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응급진료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의 강제수사는 다른 환자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중증환자 사망은 그 자체로 의료과실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의료진 책임은 당시 환자 상태와 진료 여건, 실제 시행된 의료행위에 대한 전문적 검토를 바탕으로 판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증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 진료 현장을 흔드는 수사가 반복된다면 고위험 환자 진료를 위축시키고 필수의료 기반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그 피해는 결국 응급치료가 필요한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수사가 경찰 공식 방침이라면 의료진을 방어진료 쪽으로 내모는 것”이라며 “이번 수사 방식을 기획하고 실행한 경찰에 책임 있는 설명과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 진료에 지장을 주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수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명확한 집행 기준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금년 8월 아주대병원에서 환아가 숨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소아청소년과 외래에서 대기하던 환아에게 호흡곤란과 청색증이 나타났고, 의료진은 환아를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옮겨 심폐소생술과 기관삽관 등 응급처치를 시행했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약 두 달 뒤인 지난달 30일 환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의료계는 당시 다른 중증 환아들에 대한 진료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영장이 집행돼 의료진 처방과 진료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입장이다.


아주대병원, 중증환아 진료 전국 최다…의료계 “진료 연속성 훼손 우려”


논란이 커지는 배경에는 아주대병원이 경기남부 응급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자리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지난 2024년 12월 보건복지부 지정을 받아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소아응급 전담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며 신생아부터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응급환자를 진료한다.


2025년 상반기에는 소아응급환자 9002명을 진료해 전국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가운데 환자 수 2위를 기록했다.


특히 KTAS 1·2단계에 해당하는 중증 소아응급환자는 각각 153명과 258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경기남부 약 66만명의 소아청소년 인구를 담당하는 핵심 소아응급 거점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성인 응급진료를 담당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역시 중증환자 최종치료를 담당하고 있어 아주대병원은 경기남부 응급의료체계의 주요 축으로 꼽힌다.


앞서 대한소아응급의학회도 이날 별도 성명을 내고 진료가 이뤄지는 소아응급센터에서의 압수수색은 다른 환아 치료 지연과 안전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전자의무기록(EMR)에 작성·수정·조회 이력이 남는 만큼 통상적인 자료제출 절차를 우선 활용할 수 있다며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수사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지역의사회도 가세했다. 전라남도의사회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진료 현장에서의 강제수사는 필수 소아응급의료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수사 방식 재검토를 촉구했다.


의료계 내부를 넘어 국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경위에 대해서는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객관적이고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가 또 다른 생명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소아응급센터는 일반적인 수사 현장과 다르고 수초의 지체가 아이의 생사를 가를 수 있는 곳”이라며 “진료가 한창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진의 주의가 분산되고 진료 흐름이 끊긴다면 그 피해는 또 다른 환아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료 과정과 당시 의료진 판단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남아 있는데 왜 하필 진료가 한창인 소아응급센터에 들어가 압수수색을 해야 하느냐”며 “환자 안전보다 수사가 우선일 수는 없다. 경찰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책임 있는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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