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뺑이 환자 거부 병원 보조금 중단 ‘적법’
1심과 달리 항소심· 대법원 “수용 거절 정당한 사유 없어 시정명령 처분도 정당”
2026.09.06 15:57 댓글쓰기

응급환자 수용을 거절한 병원에 보조금 지급 중단과 시정명령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확정됐다. 다른 중증 환자의 응급수술이 진행 중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수용 거절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3일 대구지역 A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보조금 중단 처분 및 시정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이번 소송은 2023년 3월 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한 10대가 치료받을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를 타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숨진 이른바 ‘대구 응급실 뺑뺑이’ 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구급대는 대구지역 여러 병원에 환자 수용을 요청했지만 진료 여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후 조사에 나선 복지부는 같은 해 5월 A병원을 포함한 4곳에 행정처분을 내렸다.


복지부는 A병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를 거부했다고 보고 보조금 6개월 지급 중단과 위반사항 시정명령을 내렸다.


A병원 측은 당시 다른 중증 외상 환자의 수술에 의료진이 투입돼 적절한 응급치료가 어려웠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1심은 병원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당시 외상외과 전문의 전원이 응급수술에 투입됐고 응급실에 남아 있던 전문의와 전공의만으로 충분한 진료 여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보조금 중단과 시정명령 처분을 취소했다.


그러나 2심은 판단을 뒤집었다. A병원 환자 수용 거절이 응급의료 거부 또는 기피에 해당하고, 당시 상황에 비춰 정당한 사유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다른 응급수술이 진행 중이었더라도 수술에 참여하지 않은 신경외과와 영상의학과 전문의 등이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할 수 있었다고 봤다.


특히 재판부는 “구급대원으로부터 전화로 전해 들은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특정 진료과목 진료가 어려워 선별적으로 수용을 거절한 것에 ‘정당한 사유’를 인정할 경우 응급의료법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병원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응급환자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려는 공익보다 현저히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병원 측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법리적 잘못이 없다고 보고 본격적인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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