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왕절개율이 17년 새 36%에서 67%까지 치솟았다.
산모 고령화가 증가세의 절대적인 요인으로 꼽혔지만 분만 인프라 축소와 산과 인력 부담, 의료분쟁 위험 등 진료환경 변화도 제왕절개 증가 배경으로 지목됐다.
강영호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팀은 2007년~2024년 국내에서 이뤄진 출산 663만5390건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Birth’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7~2024년 국내 출산 자료를 토대로 제왕절개율의 장기 변화를 살펴보고, 산모 연령과 출산 시기, 출생 세대에 따라 증가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제왕절개율은 2007년 36.4%에서 2024년 67.4%로 31%p 상승했다.
제왕절개 증가에는 산모 고령화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산모 나이에 따른 영향을 고려한 뒤에도 1992~2002년생은 이전 세대보다 제왕절개 가능성이 높았고, 이 같은 경향은 1990년대 후반 출생자에서 두드러졌다.
제왕절개율 초산 72.4%, 둘째 이상 출산 58.8%
특히 첫 아이를 낳는 산모에서도 제왕절개가 더 많았다. 2024년 기준 제왕절개율은 초산 72.4%, 둘째 이상 출산 58.8%였다.
그러나 산모 고령화만으로 최근 증가세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산모 연령과 초산 여부, 보험 유형, 의료기관 유형 등을 고려한 뒤에도 2015년 이후에는 이전보다 제왕절개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국 제왕절개율 증가는 산모 고령화뿐 아니라 2015년 이후 나타난 변화와 최근 출생세대의 높은 제왕절개율을 함께 반영하며 특히 초산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5년 이후 나타난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배경 중 하나로 산과 진료환경 변화를 꼽았다.
과거에는 병원별 제왕절개율을 평가해 공개하고, 결과에 따라 보상이나 불이익을 주는 정책이 시행됐지만 이 제도는 2014년 종료됐다. 이후 산모 위험요인 등을 감안한 병원별 제왕절개율도 다시 높아졌다는 선행연구가 있다.
저출생에 따른 분만인프라 축소와 산과 의료진 운영 부담도 제왕절개 증가 배경으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자연분만이 언제 시작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의료기관이 24시간 분만 인력과 응급대응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반면, 예정된 제왕절개는 수술 시점을 미리 정할 수 있어 인력과 수술실 일정을 상대적으로 계획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에 저출생으로 분만기관이 줄고 산과 인력 운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의료기관의 분만 방식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산과 의료분쟁과 소송에 대한 부담도 큰 요인이다.
연구팀은 “산과 의료분쟁과 의료과실 소송 위협은 방어진료와 위험 회피적 결정을 강화해 의료진이 자연분만보다 상대적으로 통제하기 쉬운 제왕절개를 선호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최근 출생세대에서는 여성 경제활동과 경력 유지, 출산 시점의 예측 가능성, 일정 조정, 통증과 위험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분만 방식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첫 출산에서 제왕절개를 하면 이후 출산에서도 다시 제왕절개를 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초산 제왕절개 증가가 장기적으로 전체 제왕절개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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