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사회 “뺑뺑이 등 사건만 터지면 입법 폭주”
“탁상입법·징벌적 강제 수용으로 ‘응급의료 붕괴’, 형사처벌 중심 법안 문제”
2026.08.31 05:58 댓글쓰기

“모두가 응급실 문을 강제로 열려고 한다. 사건이 터지면 새로운 의무와 규제를 만들고, 그것을 강제하며 의사들에게 더 무거운 책임을 지우고 업무는 어렵게 만드는 프로세스가 무한 반복된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30일 세종대에서 열린 KEMA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현장을 배제한 탁상입법과 징벌적 강제수용이 응급의료 완전 붕괴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응급의료 관련 법안 무려 ‘53건’현장 모르는 입안자들이 만드는 법은 개혁 아니라 ‘개악’


실제 지난해부터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이 터질 때마다 국회에서 발의된 응급의료 관련 법안이 올해까지 총 53건에 달한다. 


 ▲응급실 뺑뺑이 및 수용·전원 체계 개편(17건) ▲구급차 및 이송 인프라 관리(18건) ▲예산 확보 및 기금 재정 지원(14건) ▲의료인력 처우 및 직역 관리(13건) ▲의료취약지 및 지역 격차 해소(7건) ▲응급장비(AED) 설치 의무 확대(12건) ▲의료사고 책임 경감 및 형사면책(4건) ▲응급실 내 안전보장 및 정보공개(7건) 등이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 우선수용 병원 등 수용 강제화 법안과 징벌적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 중심 법안, 병원 전(前) 단계 중심의 기술적 접근 법안이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재혁 정책이사는 “여론이 나빠지니까 국회,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소방처 등 관계부처가 너도나도 근본적인 원인 규명 없이 여론 무마용 입법과 행정명령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이사는 “현장을 모르는 입안자들이 만드는 법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며 “근본적인 원인을 외면한 채 오직 ‘처벌과 강제’, ‘통제와 감시’만 강화하는 입법 선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5개년 응급의료 발전계획 수립 위원회 참여할 것”


의사회는 응급의료 관련 정책 및 제도 설계에 앞서 전문가인 현장 의사들 목소리를 반영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응급의학 목소리가 배제된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정책이사는 “응급의료법의 입법 폭주 속에서 충격적인 사실은 의사회를 포함한 응급의학 전문의와의 사전 협의나 심도 있는 대화가 단 한 차례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강행되는 모든 법안과 규제는 ‘응급의료의 선의’를 범죄로 만들고, 남아있는 응급실 전문의마저 사지로 내모는 ‘응급의료 붕괴 촉진제’가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형민 회장은 “당장 하반기에 5개년 응급의료 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위원회 구성과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라며 “현장 전문가 자격으로 공식적으로 이 위원회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젠 시범사업이나 발전계획 위원회처럼 비전문가들과 본인들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데리고 할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현장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응급의료 개혁을 위한 골든타임이 지나가 버리고 말았지만, 지금부터라도 개선되는 모습으로 현장에 희망을 주는 정책을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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