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AI 진화, 수술실 수술보조 로봇 주목
PA 간호사 대체 가능성…기술적 기대 vs 인간적 한계 공존
2026.08.03 10:29 댓글쓰기



의료 분야 인공지능(AI) 활용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의료AI 1세대가 논문 검색과 의학정보 제공, 2세대가 영상 판독과 진단 지원이었다면 이제는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람의 손을 대신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과 로봇 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에 뛰어든 분야가 바로 ‘수술보조 로봇(Surgical Assistant Robot)’이다.


수술로봇이 집도의 손을 정밀하게 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수술보조 로봇은 집도의 주변에서 기구를 전달하고, 수술환경을 관리하며, 의료진을 보조하는 역할을 목표로 한다.


의료계에서는 만성적인 수술실 인력 부족과 지역별 의료인력 불균형을 완화할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수술로봇 다음은 ‘수술보조 로봇’


현재 의료현장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로봇은 다빈치 등 수술로봇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비는 집도의가 직접 조종해야 하는 ‘마스터-슬레이브(Master-Slave)’ 방식으로, 사람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 도구에 가깝다.


반면 차세대 피지컬 수술보조 로봇은 집도의 주변에서 실제 수술팀 일원처럼 움직이는 게 목표다.


수술기구를 준비하고, 집도의 요구에 맞춰 기구를 전달하며, 카메라 위치를 조정하고, 흡인기 보조, 봉합 준비 등 기존 PA나 스크럽 간호사가 담당하던 업무 일부를 수행하는 개념이다.


최근에는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컴퓨터 비전, 음성인식 기술이 접목되면서 집도의 음성 명령만으로 기구를 인식하거나 필요한 장비를 예측하는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는 의료 AI와 로봇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플랫폼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의료 로봇 기업들은 기존 수술 플랫폼에 AI 기능을 결합하고 있으며,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 역시 병원을 핵심 적용 분야로 선정하고 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목표로 하는 것은 ‘Autonomous Assistance(자율 수술보조)’다.


완전한 자율수술이 아니라 집도의의 지시에 따라 필요한 보조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부터 상용화를 추진하는 전략이다.


이미 일부 연구에서는 기구 분류, 봉합 보조, 카메라 자동 추적, 수술기구 위치 예측 등의 기술이 상당 수준 정확도를 보이고 있고, 향후 실제 임상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의료AI 기업과 로봇기업,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수술보조 기술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AI·로봇 융합 연구개발사업과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에서도 의료로봇 분야가 주요 과제로 포함되면서 관련 연구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국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은 영상인식 AI와 협동로봇 기술을 접목해 수술실 전용 보조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국내 의료진이 실제 임상현장에서 요구하는 기능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은 해외 기업과 차별화 요소로 평가된다.


수술 보조인력 대체 가능성 주목


의료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PA 간호사를 어느 정도까지 대체할 수 있느냐다.


현재 수술실에서 PA 간호사는 수술 준비부터 기구 전달, 견인, 봉합 보조, 수술 종료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수술실에서는 전문인력 부족으로 PA 의존도가 높은 게 현실이다.


수술보조 로봇이 일정 수준까지 상용화될 경우 반복적이고 표준화가 가능한 업무는 상당 부분 대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수술기구 자동 전달 ▲카메라 위치 조절 ▲기구 카운팅 ▲영상 기록 ▲체크리스트 관리 ▲소모품 관리 등은 비교적 자동화 가능성이 높은 영역으로 꼽힌다.


반면 예상치 못한 출혈이나 응급상황 대응, 집도의와의 즉각적인 의사소통, 수술 중 임상 판단이 필요한 업무는 당분간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즉 ‘완전한 대체’보다 ‘업무 분담’ 개념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수술보조 로봇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지역 의료공백 문제다. 지방 종합병원들은 수술인력난을 겪고 있고, 이는 수술실 운영 축소와 전문의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만약 표준화된 수술보조 로봇이 상용화된다면 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운 지역병원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술 지원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야간·응급수술이나 지방 필수의료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로봇 도입 비용과 유지관리비, 안전성 검증,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관련 법·제도 정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잖다.


전문가들은 피지컬 AI가 의료현장을 바꾸는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라는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대학병원 수술실장은 “AI와 로봇이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업무를 담당하고, 의료진은 보다 고도의 판단과 환자안전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역할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차세대 수술보조 로봇의 경쟁력은 얼마나 사람을 대신하느냐가 아니라 의료진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협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데일리메디는 K-헬스미래추진단과 공동으로 오는 19일 오후 2시 코엑스 컨퍼런스룸 301호에서 ‘필수의료 혁신과 피지컬 AI 수술보조 로봇’을 주제로 헬스케어 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학계, 산업계, 제도권 등 각계 시각에서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피지컬 AI 로봇 열풍이 미래 수술현장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이 수술현장의 핵심 인력으로 부상한 PA 간호사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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