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배상보험 첫 지원…50억 편성·35억 집행
국회예산정책처 분석, 전문의·전공의 목표 대비 ‘40%·44.8%’ 그쳐
2026.08.20 10:12 댓글쓰기

의료기관 책임보험 의무화를 앞두고 정부의 필수의료 배상보험 지원사업이 첫해 예산 편성 당시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상품 개발과 사업자 선정이 늦어져 가입기간이 짧았던 데다 의료기관 자부담과 홍보 부족도 가입 확대를 제약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25 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보건복지위원회·성평등가족위원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필수의료 보험료 지원사업 예산으로 50억2500만원을 편성했다.


이 사업은 의료인을 대상으로 고액배상보험·공제료를 지원해 의료사고 위험이 높은 필수의료 분야의 법적 부담을 줄이고, 보험금 지급을 통해 의료사고 피해자를 신속히 구제하기 위해 작년 처음 도입됐다.


복지부는 예산 가운데 다른 사업으로 돌린 3800만원을 제외한 49억8700만원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교부했다. 그러나 실제 보험료 지원과 운영비 등에 쓰인 금액은 35억2000만원으로 전체 예산 대비 실집행률은 70%에 그쳤다.


지원 인원도 당초 목표를 크게 밑돌았다. 예산정책처가 실적 비교 기준으로 삼은 예산 편성 당시 목표는 전문의 5000명과 필수의료 8개 과목 전공의 4636명이었다. 실제 보험료를 지원받은 인원은 전문의 1998명과 전공의 2078명으로, 각각 목표 대비 40%와 44.8% 수준이었다.


다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원 대상과 보험상품 구조가 변경된 사정은 있었다.


복지부는 의료사고 발생 위험과 고액배상 부담이 큰 분야를 우선 지원한다는 이유로 전문의 지원 대상을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에서 산과·소아외과계열로 조정했다. 이에 따라 실제 집행계획상 목표 인원도 전문의 2665명, 전공의 3209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변경된 목표를 기준으로 한 달성률도 전문의 75%, 전공의 64.8%에 그쳤다. 전문의 지원 인원은 산부인과 1788명과 소아외과계열 210명으로 집계됐다.


보험의 보장 구조도 달라졌다. 당초에는 최대 1억5000만원을 보장하는 기존 상품을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기본 배상 구간을 넘어선 고액 손해를 보장하는 신규 상품이 개발됐다.


전문의용 보험은 2억원을 초과한 손해를 15억원까지 추가 보장하도록 설계됐다. 전공의용 보험도 3000만원 초과 손해를 3억원까지 보장하는 구조였다.


1인당 보험료는 전문의 170만원, 전공의 42만원으로 정해졌으며 정부는 각각 150만원과 25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기본 자기부담 구간을 의료기관이 직접 배상하거나 별도 보험으로 보완해야 해 전체 배상보험 비용에서 국가 지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못 미친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설명이다.


사업 절차 줄줄이 지연…의무화 앞두고 제도 정비 필요


예산정책처는 사업 실적이 부진한 주된 배경으로 사업 준비 지연을 짚었다.


복지부는 당초 지난해 3월부터 보험상품을 설계할 예정이었지만, 의정갈등으로 전공의 지원 가능 규모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7월에야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사업 추진계획 마련과 재정당국 협의는 당초 4월부터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8월로 늦어졌고, 보조사업자 지정은 5월에서 10월로, 보험사 선정은 6월에서 11월로 각각 미뤄졌다. 


보험 가입신청도 7월에서 11월로 늦어졌으며, 보험료 지원금은 당초 지난해 12월 지급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1월에야 지급됐다.


예산정책처는 “의료기관의 자부담으로 인한 병원 재정부담과 장기간 소요된 사업 준비에 따른 짧은 가입 기간, 홍보 부족 등으로 지원 목표 대비 실적이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필수의료 보험료 지원사업 예산은 82억39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늘었다.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2027년 5월27일부터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의 책임보험·책임공제 가입이 의무화되는 만큼 사업의 안정적 운영과 지원 범위 설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예산정책처는 “책임보험 가입 의무화와 관련한 규정과 제도를 구체적으로 정비하고, 사업 절차 지연에 따른 집행·실적 부진이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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