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구조전환 흐름 속 ‘가정의학과 경쟁력’
김철민 이사장 “통합돌봄 구축·지역 필수의료 브릿지 역할 확대, 주치의제도 정착 기여”
2026.06.29 05:04 댓글쓰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지역 필수의료 붕괴 위기 등 대한민국 의료 생태계가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는 가운데, 대한가정의학회가 대규모 박람회 형태 학술대회(EXPO)를 개최하며 선제적인 반전을 꾀하고 나섰다. 최근 정부 의료정책이 상급종합병원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중증도’를 삼으면서,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과 포괄적 관리에 중점을 두는 가정의학과 입지가 타 임상과에 비해 상대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가정의학회는 이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1차 의료의 중추적인 역할은 물론 암 생존자 통합 케어와 지역사회 통합돌봄(커뮤니티 케어) 연계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팔색조’ 같은 강점을 내세우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데일리메디는 위기 속에서도 변화 중심에 서서 대한가정의학회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김철민 이사장(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을 만나, 다가오는 주치의 시대 청사진과 가정의학회가 국민 보건의료 체계에서 담당할 새로운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시민과 함께한 학술대회, 위기 속 ‘우리가족 평생 주치의’ 비전 제시


대한가정의학회가 최근 개최한 학술대회(EXPO)가 의료계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EXPO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등 안팎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가정의학회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한 행사다. 


김철민 이사장은 이번 행사를 소회하며 “가정의학과가 타 과에 비해 현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등 정책적인 외풍(外風)은 있지만 통합돌봄, 지역 일차의료 강화 등을 고려하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파크에서 대규모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단순한 학술 교류를 넘어 대국민 호감도 증진과 가정의학과의 정체성 확립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행사는 전문의를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 인력들의 행사라는 시선을 넘어 일반시민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강좌를 개설해 노화, 비만, 예방접종, 뼈 건강, 암 예방 등 보편적 관심사를 폭넓게 다뤘다.  


김 이사장은 “가정의학과의 포괄성을 보여주고 젊은 세대에게 미래 지향점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우리가족 평생 주치의 국민 곁에 가족 가정의학’이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퍼스트 콘택트(First Contact) 의사로서의 친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등 해외서 진가 발휘, 한국 가정의학 수련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젊은 의사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세션도 호응을 얻었다. 현재 캐나다는 한국 가정의학과 수련 내용을 거의 100% 인정해주고 있으며, 뉴질랜드 등에서도 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다른 임상과의 경우 세부 분과별로 추가 수련을 거쳐야 해외 진출이 가능한 반면, 가정의학과는 필수 커리큘럼 이수만으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셈이다. 


김 이사장은 “미국은 아직 새로운 트레이닝을 거쳐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캐나다나 뉴질랜드 등에서 넓게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1차의료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암 통합 케어·교육 수련 ‘돌파구’ 모색


최근 상종병원 구조전환에 따라 중증 질환 중심으로 진료체계가 개편되면서, 대학병원 내 가정의학과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내부적인 중증도 향상과 차별화된 역할 재정립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는 호스피스 진료를 비롯해 암 통합 케어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운영 중이다. 암 치료 시기의 증상 및 영양 관리부터 5년 이후 암 생존자의 삶의 질 개선까지 아우르며 중증도를 높이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질병 발생 후 치료보다 예방 위주로 접근하는 기능이 여전히 중요해 당장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치의 시대에 대비해 의대생과 전공의 수련, 일반의(GP) 교육 수련에 중점을 두고 관련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대한가정의학회는 지역사회 중심 1차의료 강화와 통합 돌봄체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지역필수의료 붕괴 위기 속에서 3차 병원과 지역사회를 잇는 가정의학과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해졌다는 해석이다.


김 이사장은 “지역사회 커뮤니티(주민센터, 구청 등)와 의료기관을 연결하는 돌봄 통합체계를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논의가 활발해지는 주치의 제도에 대해서도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전 국민 주치의 제도가 단박에 완성될 수는 없으므로 포괄적이고 개방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제도를 점진적으로 기획하고 있다”며 “타 과목 1차 의료진과도 협력해 불안감을 완화하고, 젊은 의사들이 지속적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영닥터들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학회가 시스템과 콘텐츠 마련에 있어 중심에 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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