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 치료 핵심인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가 말기 환자에게 치명적인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국내 의료환경에 맞는 진료가이드라인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선민 순천대 약학과 교수(생명약학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병원약사회지에 ‘치매에서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 탈처방: 한국형 임상진료지침 개발을 위한 국외 실무 지침 스코핑 리뷰’ 연구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짚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등에 따르면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 규모가 연평균 8.6%씩 증가해 2025년 기준 약 3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등 처방은 급증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방점을 찍은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는 국내 치매치료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등의 성분이다.
이들 약물은 치매 증상 완화에 일정한 효과를 보이지만, 장기 사용 시 위장관계 장애, 불면, 초조는 물론 서맥 및 실신과 같은 심각한 심혈관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연구팀에 따르면 기대 여명이 짧거나 인지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중증 치매 환자의 경우 약물 복용으로 얻는 이득은 미미한 반면 부작용으로 인한 낙상 및 골절 위험은 크다.
다만 중증 치매 환자들이 이 약물 복용을 중단했을 때 낙상과 골절로 인한 입원 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치매 진행을 늦추기 위해 처방한 핵심 치료제가 오히려 환자 마지막 삶의 질을 무너뜨리는 위해(危害)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명확한 탈처방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이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발행된 국외 치매 약물 탈처방 관련 가이드라인 및 임상실무지침 13편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미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등 의료 선진국은 탈처방을 적극적으로 표준화된 임상실무 절차로 정립해 나가고 있다.
해당 지침은 주로 중증에서 말기단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주요 대상으로 설정해 무의미한 약물 치료를 멈추고 부작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외 가이드라인 중 약 46.2%는 투약 개시 12개월 시점을 기준으로 약물치료 이익과 위험을 반드시 재평가하도록 명시했다.
반면, 국내 임상 현장에서는 도네페질 등 특정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 약물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음에도 뚜렷한 중단 사유가 없는 한 관행적으로 장기 처방이 지속되는 경향을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보장성 강화 이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약물 투여 중단율은 기존 58.0%에서 49.7%로 감소했다”며 “치매 약물 탈처방 시점은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 약물 문제가 복합 발생하는 시기로 약사 전문적 개입과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약물 반응성과 부작용 위험을 주기적으로 재평가하는 시스템이 도입돼야 하며 포괄적 약물 검토를 통합한 약료모델을 구축해 한국형 치매 약물 탈처방 가이드라인을 완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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