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아청소년병원 상당수가 소아 치료 필수 의약품인 아티반(성분명 로라제팜) 공급 차질로 인한 진료 공백 가능성을 우려하며 정부 차원의 공급 안정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정부는 업체 간 품목 이전과 허가 절차를 통해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빠른 사태 해결이 쉽지 않아 보인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 35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12개 병원은 “이미 재고가 소진돼 응급 환자 발생 시 처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답했다.
또한 13개 병원은 “1∼2개월 내 소진 예정으로, 당장 7월 이전에 치료 대란이 벌어질 게 확실하다”고 밝혔다. 병원 35곳 중 25곳(71.4%)이 현 상황을 위기로 판단한 셈이다.
호흡곤란치료제 벤토린 네뷸-중증·소아천식 흡입 스테로이드제 풀미코트 레스퓰 등도 위태
아티반은 뇌의 과도한 신경 흥분을 억제, 발작을 신속히 가라앉히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 항발작제다. 국가 필수의약품이자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됐으며, 소아 경련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
그러나 국내에서 아티반 주사제를 공급해온 일동제약이 지난해 12월 생산 중단을 선언하면서 현장 우려가 커졌다. 정부는 품목 양수 예정 업체의 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료 현장에서는 실제 병원 재고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은 “소아청소년병원 35곳중 25곳이 아티반 재고 바닥 상태에 있어 당장 이 질환을 겪는 환아 치료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는 아티반 외에도 영유아 급성 호흡곤란 치료제인 벤토린 네뷸, 중증·소아 천식 흡입 스테로이드제 풀미코트 레스퓰, 시럽 해열·항생제 등도 반복적으로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병원들은 반복되는 품절 사태 원인으로 낮은 약가 구조를 지목했다. 설문 조사에서 정부가 즉각 실행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는 ‘제약사가 생산을 재개하도록 실제 생산 원가를 반영한 약가 인상’이 가장 많이 꼽혔다.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는 “앞으로 어떤 의약품 규제든 도입했을 때 필수의약품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공급 영향 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규제 때문에 생산 단가가 올라가면 약값도 즉각 연동돼 인상돼야 하고, 초저가 필수의약품의 원가·관리비도 100% 보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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