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시경 시술 이후 반복된 통증과 검사 이상에도 복막염을 제때 의심하지 못한 점을 두고 법원이 의료진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판사 박정우)은 지난해 11월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ESD) 이후 환자 A씨가 복막염으로 사망한 사건에서 B병원과 의료진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하고 2억4047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22년 8월 C병원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 몸통 아래쪽에 약 1.5cm 크기 병변이 확인돼 조직검사 결과 ‘고등급 위 이형성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병변 평가를 위해 같은 달 B병원에 내원했고, 의료진으로부터 위선종 또는 조기위암 가능성을 설명받고 내시경적 점막하박리술을 권유받았다.
A씨는 9월 26일 입원해 다음 날 내시경 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점막층에 국한된 약 1.36cm 병변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9월 28일 ESD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위 천공이 발생하자 클립 10개를 이용해 봉합을 시도했다. 천공으로 복부팽만이 발생해 공기 배출을 위한 천자를 시도했으나 과거 수술로 인한 복강 유착으로 시행되지 않았다.
시술 직후 촬영한 X-ray에서 천공이 확인됐고 환자는 복부 통증을 호소했다. 의료진은 진통제를 투여하며 경과를 관찰했고, 같은 날 시행한 복부 CT에서는 복막염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영상의학과는 복강 내 공기가 자연 흡수될 것으로 판단해 추가 처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환자는 이후에도 통증을 반복적으로 호소했다. 진통제를 투여하면 일시적으로 완화됐다가 다시 악화되는 양상이 이어졌고, “너무 아파 힘들다” “수면제로 재워달라”고 호소했다.
시술 다음 날 새벽에는 숨이 차다는 증상과 함께 산소포화도가 저하됐고, 동맥혈가스분석 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이 확인됐다. 같은 날 시행한 혈액검사에서는 염증수치 상승과 함께 신장기능 저하 소견도 나타났다. 이후에도 통증은 지속됐고 자가통증조절장치가 적용됐다.
A씨는 결국 9월 29일 밤 병실에서 통증 및 자극에 반응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고, 같은 날 사망했다. 부검에서는 시술 부위 다수 천공과 범복막염, 복강 내 세균감염 소견이 확인됐다.
A씨 측은 시술 후 처치 미흡과 설명의무 위반 등을 주장했으나, B병원 측은 검사 결과상 복막염을 의심할 소견이 없었고 경과 관찰이 적절했다고 맞섰다.
반복 통증·검사 이상에도 추가 조치 미흡
재판부는 시술 과정에서의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천공은 ESD의 예상 가능한 합병증”이라며 “최대한 주의를 기울인다고 하여도 발생을 100% 막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시술 이후 대응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반복적인 통증 호소와 산소포화도 저하, 염증수치 상승, 동맥혈가스분석 이상이 이어진 상황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통증 조절뿐 아니라 복부CT를 다시 촬영해 복강 내 상태를 확인하고 경험적 항생제 처방, 외과 협진 등을 고려했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또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해 A씨가 범발성 복막염으로 사망하기에 이르렀다”며 진단 지연과 치료 미흡을 인정했다.
진통제 및 자가통증조절장치 사용과 관련해서도 판단이 제시됐다. 재판부는 통증 양상 파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추가적인 검사와 모니터링이 필요했다고 봤다.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시술 동의서에 천공 가능성은 기재돼 있었지만 복막염 발생과 사망 위험까지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최악의 결과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초기 검사에서 복막염 소견이 명확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책임은 80%로 제한됐다.
재판부는 일실수입과 치료비, 장례비 등에 책임 비율을 적용하고 위자료를 더해 총 2억4047만2284원을 배상토록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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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ESD) A B 240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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