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처방률 낮아…가정의학·내과 비중 높아
단독 개원의, 인후염·후두염·기관지염 등 '급성 상기도감염' 약물 처방 분석
2026.02.13 06:37 댓글쓰기

인후염, 후두염, 기관지염 등으로 대표되는 급성 상기도감염 외래 진료에서 의원급 단독 개원의라도 표시과목에 따라 약물 처방 수준과 비용 메커니즘이 구조적으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차이를 바탕으로 진료과목 특성을 반영한 처방 기준을 마련하고, 약 처방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진료 역시 적정 의료행위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광수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3년 의원급 외래진료비 명세서를 활용해 급성 상기도감염 환자의 약물 처방 양상을 분석하고, 단독 개원 의료기관에서 표시과목에 따라 처방 품목 수와 약제 비용 등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외래 약제 처방은 증상 완화와 질병 회복을 돕는 핵심 치료활동으로, 복약지도 프로그램이 복약순응도 향상과 입원율 감소, 임상결과 개선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만성질환 고령 환자 복약순응도는 의료서비스 이용에도 영향을 미쳐 외래 약품 사용은 개인 건강뿐 아니라 의료재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 국내 건강보험 총지출에서 약제비 비중은 2016년 기준 25.7%로 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의원급 외래 처방전 발급 건수도 코로나19 이후 회복돼 2023년에는 팬데믹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3년 의원급 외래진료비 명세서를 활용해 급성 상기도감염 환자 처방 자료를 분석해봤다. 


1인 진료기관만을 대상으로 항생제와 주사제 등을 제외한 경구약 처방 중심으로 약 56만 건의 외래 진료 자료를 분석했고 환자 특성과 의료기관 지역, 진단코드 등을 함께 고려해 표시과목별 처방 차이를 평가했다.


그 결과, 이비인후과는 다른 과에 비해 약물 처방 품목 수와 비용이 낮고 약을 처방하지 않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생제를 제외한 상황에서 보수적인 처방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아청소년과는 처방 약품 수는 적었지만 약 처방 자체를 생략하는 사례는 드물었다. 연구팀은 "소아가 감염에 취약하고 보호자 기대, 등교 여부 등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가정의학과는 약물 품목 수와 처방 비용 모두에서 다른 표시과목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팀은 "포괄적 진료와 만성질환 관리가 함께 이뤄지는 임상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됐다. 


내과 역시 급성 증상 치료를 넘어 만성질환과 건강 위험 요소까지 고려한 처방이 이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일반의는 다양한 질환의 초기 감별과 전반적 증상 평가를 담당하는 특성에 따라 약물 처방 수준이 과잉 또는 최소화로 치우치지 않는 중간 수준의 행태를 보였다.


소아, 감염 취약하고 보호자 기대와 등교 여부 등 사회적 요인 복합 작용 처방

실제 임상 데이터 기반으로 ‘진료 권장 경로(clinical pathway)’ 설계 필요

군(郡) 지역에서는 처방 약품 수와 비용 더 높은 경향 관찰


아울러 환자 연령이 증가할수록 처방 약품 수는 감소하고 처방 자체를 생략하는 비율은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고령층에서 만성질환 병발 여부가 주요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과 약물 부작용 위험이 보수적 처방의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분석에서는 시·구 지역에 진료가 집중된 반면 군 지역에서는 처방 약품 수와 비용이 더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의료 접근성 문제로 인해 한 번 진료 시 여러 약을 장기간 처방받는 현상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 유형별 분석에서는 의료급여 수급자의 약품 수와 비용이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각각 14.1%, 10.7% 낮게 나타났다. 


진단코드별 분석에서는 급성 후두염 및 기관염이 가장 높은 약제 비용을 기록했다. 해당 질환은 중증도와 응급성이 약제 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며, 특히 후두개염은 소아에게 생명 위협을 줄 수 있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연구팀은 “진료과목별 임상 특성을 반영한 합리적인 처방 가이드라인 정립이 필요하다”며 “약물 사용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진료형태 역시 정당한 의료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수가체계 개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실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료 권장 경로(clinical pathway)’를 설계해 과잉 및 과소 처방 사이의 적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필요시 처방일수 상한선을 설정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연구팀은 처방 관리체계 강화 필요성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고가 약제 반복 처방으로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는 환자군에 대한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외래 처방 이상징후를 조기에 식별할 수 있도록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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