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암검진사업에서 시행중인 위암·대장암 내시경 검진이 80대 이상에서는 효과 명확하지 않다는 판단이 나왔다. 따라서 고령층은 일률적 검진 권고보다는 개별적 판단이나 공유의사결정이 권장됐다.
16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PACEN)은 80대 이상에서는 위암‧대장암 검진 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임상적 가치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효과와 비용효과에 근거한 위암 및 대장암 검진의 최적 연령 제안’(연구책임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김현수 교수) 연구가 바탕이 됐다.
임상적 가치평가(appraisal)는 연구의 주요 결과를 여러 이해관계자가 다각도로 검토하고 국민·환자의 관점에서 정리·배포해 합리적인 의료서비스 선택을 지원하고자 수행된다.
현재 국가암검진사업에서는 대장암 검진의 경우 50세 이상은 1~2년마다 분변잠혈검사를 실시한다. 분별잠혈검사가 양성일 때 대장내시경을 권장하고 있다.
위암 검진은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 또는 상부위장관조영검사를 시행하고, 검진의 상한 연령에 대한 제한은 없다.
하지만 국내 학회 검진 권고안에 따르면 대장암의 경우 81세 이상은 검진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위암 또한 85세 이상은 위암 발생률이 낮고, 검진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어 위암 검진을 권고하지 않는다.
이에 ‘효과와 비용효과에 근거한 위암 및 대장암 검진 최적 연령 제안’ 연구에서 PACEN 지원을 받아 고령자에서 위암, 대장암 내시경 검진의 적정성을 평가했다.
대장암 검진(대장내시경)은 22004년부터 2020년까지 건강보험 청구자료(75세 이상 수검자 약 1만9000명, 비수검자 약 1만9000명)를 분석했다.
그 결과 79세까지는 대장암 발생률이 30% 감소해 대장암 발생 억제 효과가 관찰됐지만 80세 이상에서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위암 검진(위내시경)은009년부터 2020년까지 국가암검진 자료(75세 이상 수검자 약 8만6000명, 비수검자 약 8만6000명)를 분석했다.
해당 분석에서 79세까지는 위암 사망률이 43% 감소한데 비해, 80세 이상에서는 위암 사망 억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상한 연령 확인을 위해 1세 단위로 분석하였을때, 80세까지는 위암 사망 억제 효과가 관찰됐지만 81세 이상에서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
임상적 가치평가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80대 이상에서는 일률적으로 검진을 권고하기보다 개인의 건강 상태, 기대수명, 암 위험도 등을 고려해 검진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내시경 검진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충분히 상의하는 공유 의사결정(shared-decision making)이 중요하다는 견해도 함께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