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의쟁투 선배의사 충고
"집단행동 당위성 결여" 지적…"전공의 개인 행정처분 등 큰 피해 우려"
2024.02.25 09:38 댓글쓰기

국내 의료사(史)에서 가장 격렬한 투쟁으로 기록되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 일원이었던 선배가 전공의들을 향해 진심어린 충고를 하고 나섰다.


일련의 사직서 투쟁은 성급한 행동으로, 행정처분 등 각 개인에게 큰 피해가 돌아갈 수 있는 만큼 병원으로 돌아가 정당한 투쟁을 모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권용진 교수는 최근 SNS에 글을 올려 이러한 우려와 집단행동 자제를 당부했다. 권 교수는 의쟁투 당시 총괄간사를 맡아 투쟁 선봉에 섰던 인물이다.


우선 전공의들 처분에 우려를 표했다. 일련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전공의 처벌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용진 교수는 “정부가 보건의료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주동자에 대한 구속 및 빠른 행정처분 등 상당한 수준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행정처분은 기록에 남게 되고, 향후 의사생활 내내 주홍글씨로 새겨질 것”이라며 “특히 해외 진출을 염두하고 있는 의사들에게는 치명적인 제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법을 전공한 법학박사인 권 교수는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오더라도 현행 의료법에 따른 처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다발적인 사표 제출은 단순한 사직이 아닌 목적을 위한 행위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아 의료법상 행정처분 대상에 해당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의료계 선배들에게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한의사협회 상근이사로 일하면서 약대 6년제 학제 연장 반대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교육부로부터 고발당해 벌금형을 받았다.


권 교수는 “당시 의사협회로부터 받은 것은 소송비용과 벌금이 전부였다”며 “의료계 선배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전공의 스스로 결정하고 피해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의 집단행동 당위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의사가 진료현장을 떠났다는 것은 의사윤리지침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무지 무단 이탈에 해당한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권용진 교수는 “최소한 의사로서 직업윤리와 전공의로서 스승에 대한 예의, 근로자로서 의무 등을 고려할 때 여러분의 행동은 성급했다”고 일침했다.


이어 “의업을 그만두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와 정상적인 퇴직 절차를 밟고 병원을 떠나라”며 “투쟁을 하고 싶다면 업무에 복귀해 더 나은 정책 대안을 갖고 정부와 대화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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