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난동 급증…政 "환자 입원제도 개선 검토"
신상진 시장도 '사법입원제' 주장···의학계 "정신과 절차 개편·수가 현실화 시급"
2023.08.08 05:50 댓글쓰기



사진출처 연합뉴스 


최근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흉기난동 사건의 일부 가해자가 정신질환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가 차원의 중증 정신질환자 입원제도 개편 논의가 재부상하고 있다. 


정부와 사건이 일어난 지자체는 ‘사법입원제’ 도입 검토를 시작했고, 관련 의학계 역시 “중증 정신질환자 입원치료 병상 확보 및 안정적 입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국가 책임을 강조했다.  


법무부가 지난 4일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사법입원제는 법관의 결정으로 중증 정신질환자를 입원하게 하고, 환자의 입원 거부 시 非자의적 입원을 진행하는 제도다. 현재 미국·독일·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실시되고 있다. 


국내서는 2019년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난동 살인 사건인 이른바 ‘안인득 사건’ 발생 당시 해당 제도 도입이 깊게 논의된 바 있지만 변화는 없었다. 


이번에 법무부는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큰 일부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입원 및 격리제도가 적법절차에 따라 실효성 있게 운용될 수 있게 하기 위해 사법입원제 도입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제도가 가족 또는 의사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측면이 있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했다”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도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에 대해 의사 출신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6일 분당경찰서를 찾아 “사후 약방문식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며 “사법입원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시장은 “빠른 시일 내 관련 법·제도 준비가 어렵다면 성남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적극 모색하겠다”며 “성남시의사회,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경찰 등 관계 기관이 협약을 맺고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경정신의학회·조현병학회 “非자의입원 지원하고 병상 확보해야”


의학계는 정신질환자 입원제도 개선 논의가 재부상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내실 있는 변화를 위한 제언을 내놨다. 


현행 보호의무자, 전문의에 의해 이뤄지는 까다로운 입원 절차를 개편하고 급성기 정신질환 입원치료 수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7일 입장문을 통해 “현재 非 자의 입원 대다수를 차지하는 보호의무자 입원 및 의무조항 폐지를 적극 검토하고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정해 인권과 치료를 동시에 보장할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 중증 정신질환자를 위한 치료 인프라 자체가 감소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코로나19 이후 정신병원의 병상 간 이격거리 확보 등의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국내 정신병원의 병상은 17년 6만7000병상에서 23년 5만3000병상으로 급감했다. 지난 5년 간 무려 1만4000병상이 줄었다. 


특히 신체질환이 동반된 정신과 환자를 치료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병상이 만성 적자를 이기지 못했고 지난 10년간 1000병상이 사라졌다.


대한조현병학회는 6일 “자타해 위험이 심해지기 전에 입원 치료하면 사고를 막을 수 있지만 법체계 및 낮은 급성기 치료수가로 인해 필요한 입원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정신응급 또는 급성기 정신질환 상태의 환자가 안정적으로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수가를 적정하게 개선해야 한다”며 “청년정신건강 조기중재센터, 거점 조현병 집중치료센터, 지역사회 정신보건 체계, 조현병 회복을 위한 연구 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관련법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올해 2월 대표발의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은 현재 국회 제2법안심사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이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및 동의입원 제도 폐지하고 입원적합성심사제도와 정신건강심의위원회 구조 등을 개선하는 게 골자다. 입·퇴원 당사자의 의사를 보호하는 한편 입·퇴원 절차 및 일상생활에서 충분한 권익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현행법을 보완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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