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과학자 육성 등 '새 의료모델' 관심 전문병원장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원장
2023.01.09 05:20 댓글쓰기

바이오헬스 육성 및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정부, 의학계, 산업계, 과학기술계가 모두 팔을 걷어붙인 가운데, 이를 적극 추진 중인 지역거점병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전국 뇌혈관 전문병원(4주기) 4곳 중 하나이자, '연구 지향병원'을 표방한 경북 포항 에스포항병원이다.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위한 중개연구 환경 구축 심혈"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신경외과)은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존 병원들과의 중개연구가 가능한 환경을 빠르게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현재 전세계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 남짓”이라며 “파이 10%만 가져와도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및 자동차 산업이 벌어들이는 수입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세계 백신 산업구조를 들여다보면 막대한 자본이 투여된 산업에서 의사과학자가 개발한 제품이 전세계에 유통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의학에 투신하는 의사는 매년 배출되는 의사의 1%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박사과정을 마치고 다시 임상의사로 복귀하는 현실에 대해 김 원장은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언제까지 우리는 후발주자가 돼야 하나”라고 안타까워 하면서 “기존 진료체계와 분리된 의사과학자 양성 환경을 빠르게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개연구 활성화 공감···포스텍과 연구중심의대 설립 협력 


근래 김 원장 시각과 비슷한 분위기가 지역 내에서 고조되고 있다. 


포항시가 ‘철강도시’에서 ‘바이오헬스·의사과학자 도시’로의 도약을 천명하고, 포항공대(포스텍)가 의사과학자를 키워낼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에스포항병원은 지난해 10월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 의료기관 5곳, 포스텍과 의사과학자 양성 협력을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행보는 정치권의 연이은 공공의대 설립 법안 발의로 의료계의 반발이 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협심이었기에 더욱 이목을 끌었다.


포스텍 계획대로라면 또 하나의 의대 및 스마트 병원이 생겨나게 되지만, 에스포항병원을 비롯한 지역 의료계가 흔쾌히 합류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포스텍 계획에 대해 보건의료계 우려와 오해가 많은 게 사실이다”며 “이는 지난 정부가 추진한 공공의대 설립하면서 생긴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포스텍이 추구하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의대 설립은 사실 의료라기 보다는 산업의 영역에 가깝다”며 “때문에 우리병원과 포항의 모든 종합병원은 포스텍 계획에 동의했고 적극적으로 중개연구에 동참키로 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에스포항병원과 포스텍 맞손은 새삼스럽지 않다. 김 원장에 따르면 이미 포스텍 박사들은 에스포항병원에 와서 연구하고 있고, 에스포항병원 의사들도 포스텍 연구교수로서도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역 유수 교육기관과 협동해 지역의료 신규 모델 제시


이처럼 에스포항병원은 일찌감치 연구지향병원이라는 정체성을 입었다.


연구 분야에 대폭 투자하고 성과를 이끌어, 지역의료에 적합한 새로운 의료모델을 제시하겠다는 목표에서다. 


이에 병원은 포스텍 뿐 아니라 한동대,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등 유수의 교육기관 및 공공기관과 협력해 생명공학, 의료정보학 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김 원장은 “최근 한동대 전산전자학부와 함께 인공지능(AI)과 임상 진료영역의 융합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뇌졸중·척수병증·심혈관질환 등 5편의 AI 관련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출판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 2년 간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은 29편에 달하며, 이는 웬만한 대학병원 성과를 상회한다”며 “우리가 연구지향병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고 자부심을 피력했다. 


이밖에 정책 연구도 나섰다. 현재 에스포항병원 뇌질환센터는 포항 북구, 남구 치매안심센터를 찾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공공의료정책이 지역 환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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