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카카오, 헬스케어 '협력→결별' 수순
각 50% 지분 투자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 촉각, 의료데이터 소유 등 마찰
2022.05.27 11:02 댓글쓰기

현대중공업과 카카오가 손잡고 국내 헬스케어 산업을 선도하고자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일부 차질을 빚으면서 양측 관계가 결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돼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특히 양측이 야심차게 설립한 국내 최초 의료데이터 전문회사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가 창립 3년 만에 좌초 위기에 놓였다는 설이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카카오 측에서 파트너로 현대중공업 계열인 서울아산병원 대신 서울대병원과 연세의료원으로 방향을 트는 사례도 목격되고 있다.


27일 본지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HD현대(前 현대중공업지주)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세운 합작법인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가 좀처럼 사업성을 찾지 못해 사실상 정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와 인공지능(AI), 에너지를 지목하며 시작한 의료데이터 사업에 적신호가 켜졌단 분석이다.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2019년 1월 HD현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각각 50억원 씩 총 1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회사다. 서울아산병원 연구시설인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내 사업본부에 위치해 있다. 이를 통해 서울아산병원도 일부 참여하고 있다.


현재 권기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HD현대 인사인 박영철 현대미래파트너스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HD현대와 카카오이벤스트먼트 인사들이 등기이사에 포진해 있다.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는 국내 최초로 설립된 의료데이터 전문회사인 만큼 비식별 의료데이터를 통합한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다. 


익명화한 병원 전자의무기록(EMR)과 임상시험 정보 및 예약 기록, 의료기기 가동률 등 국내 의료 빅데이터를 통합한다는 계획이었다.


궁극적으로 병원에 맞춤화 정보를 제공하고 희귀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한 신약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3년 째 사업 추진동력을 얻지 못하면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계획은 창립 이듬해인 2020년 의료데이터 플랫폼을 완성하고 관련 기업과 사업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 매출은 3200만원에 불과하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카카오는 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의료데이터 소유 문제를 두고 적잖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수년째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결별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전언이다.


그래서인지 카카오는 지난 3월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카카오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서울대병원 및 연세의료원과 사업협약을 체결하는 등 타 의료기관과 접점을 늘리면서 새로운 파트너 물색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 측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짧은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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