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철 한양대병원 직업병 안심센터장 '시스템 구축 총력'
'세간의 관심 높아지는 '직업병', 국민들 인식 제고 자양분 기대'
2022.05.03 05:19 댓글쓰기
촬영=신용수 기자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직업병 관리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중대재해 발생이 질병 또는 상해가 직업적 요인으로부터 비롯했는지를 명확히 판정하는 게 사회적 화두가 된 결과였다.

최근 개소한 한양대병원 직업병 안심센터는 직업병 관리의 컨트롤타워다. 직업병 환자 관리부터 감시체계 구축까지, 그동안 직업환경의학과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했던 다양한 직업병 활동이 통합적으로 관리된다.
 
한양대병원은 총 6개 권역(서울‧중부‧광주‧부산‧대구‧대전) 직업병 안심센터 중 가장 먼저 첫걸음을 뗐다. 그 중책을 맡은 송재철 센터장(직업환경의학과)을 만나 직업병 안심센터 개소 소감과 향후 계획을 물었다.
 
여러 진료과 네트워크 통한 원팀 형성, 새로운 의료영역 부상
 
“사실 직업환경의학과는 공공성이 강한 진료과다. 임상현장에서 딱히 주목을 받을 일이 없었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계기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소감이 새롭다.”
 
송재철 센터장은 갑작스런 세간의 관심에 겸연쩍어 하면서도 “앞으로 직업병 분야가 또 하나의 의료영역으로 주목받길 바란다. 안심센터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다부진 포부를 전했다.
 
직업병 안심센터는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그 필요성이 대두했다. 입법예고 당시부터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고, 이에 따른 기획연구가 함께 이뤄졌다. 
 
특히 직업병을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관제탑 역할을 주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그 결과가 직업병 안심센터로 이어졌다.
 
송재철 센터장은 한양대병원이 직업병 안심센터 첫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요인으로 ‘네트워크’를 꼽았다. 
 
직업병의 포괄적인 관리에 초점을 맞춰 여러 의료기관 내 직업환경의학과를 비롯해 응급의학과, 호흡기내과 등 직업병 관련 여러 분과를 아우를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성한 점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7개 광역응급의료센터가 우선 한양대병원이 구성하는 네트워크에 들어오기로 합의했다”며 “이 외에도 여러 병원의 응급의료센터와 직업환경의학과, 암센터 등이 한양대병원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NMC과 이대서울병원은 견고한 공조체제에 합의했다”며 “NMC는 주영수 원장이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이고 이대서울병원 임수미 병원장은 직업환경의학과 이해도가 높아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사업자 선정 경쟁을 벌이던 서울성모병원과도 ‘원팀’을 구성했다는 점이 의의가 크다고 강조했다.
 
송재철 센터장은 “솔직히 시설이나 인력 등에서 서울성모병원과 비교하면 불리한 경쟁이었다”며 “직업적 요인의 암에 초점을 맞춘 서울성모병원과 달리 한양대병원은 직업병 전반을 아우르는 형태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 선정 이후 서울성모병원이 네트워크에 합류하기로 했다”며 “서울성모병원 전문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선의의 경쟁을 펼친 두 병원이 ‘원팀’이 됐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치료 포함 새로운 프로세스 구축이 최우선
 
그렇다면 향후 한양대병원 직업병 안심센터는 어떤 일을 맡게 될까. 송 센터장은 가장 중요한 역할로 ‘프로세스 구축’을 꼽았다. 
 
그는 “현재 6개 센터 관계자가 온라인을 통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직업병 안심센터의 새로운 프로세스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직업병의 조기발견과 조기치료, 보상체계 구축에 도움을 주는 일뿐만 아니라 직업병을 분석해 어떤 사업장에 어떤 예방조치가 필요한지 제안해주는 일 또한 맡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 그대로 직업병과 관련된 중재자이자 조타수 역할이다.

직업병 안심센터는 특히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직업병의 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이에 대한 의료적 해석 및 예방조치를 위한 산업적‧행정적 조치를 요구하는 일을 맡는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함께 직업병 기반 질병 데이터베이스 확보 또한 안심센터 몫이다.
 
송재철 센터장은 “지금까지는 특수검진이나 산업재해 보상을 통해 직업병을 발견했지만, 현행 산업보건 시스템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있다”며 “잠재적 환자군 발굴도 안심센터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시 모니터링체계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료 신뢰성”이라며 “직업병 다빈도 분야 파악, 관계부처 예산 및 감시인력을 투입 결정을 돕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직업병 안심센터 설립이 직업병 및 직업환경의학과 인식 제고의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궁극적으로는 다른 과 의료진이 직업병에 대한 인식을 갖고 센터로 보내는 구조가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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