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레이트(UAE)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 원장에 이정열 前 중앙보훈병원장이 임명됐다.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을 맡은 이래 정년퇴임 교수가 병원장에 임명된 최초 사례다.
특히 오는 2026년 UAE 두바이에 소화기병원을 개원하는 서울아산병원과의 경쟁이 예고되는 만큼 신임 병원장의 역할에 무게감이 실린다는 분석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김영태 병원장은 8월 1일 자로 UAE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 신임 원장에 서울의대 출신인 심장혈관흉부외과 이정열 교수(흉부외과·1982년 졸업)를 임명했다.
서울대병원이 2014년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 위탁 운영을 시작한 이래 정년퇴임 교수가 병원장에 임명된 것은 처음이며 내부적으로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 역대 병원장은 이비인후과 성명훈 교수, 산부인과 서창석 교수 등 현직 교수들이 파견 형태로 임명됐다.
성명훈 교수는 서울대병원 국제사업본부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미국을 비롯해 중동, 중국 등 해외 유수 기관들과 협력을 이끌어냈다. 특히 칼리파 전문병원 수탁운영 입찰을 주도했다.
개원 당시부터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을 이끌어 온 성명훈 교수는 현지 상황에 정통했한 만큼 무려 5연임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서창석 교수는 서울대병원장 임기를 마치고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장을 맡았다. 이들 모두 UAE에 파견될 당시 현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과감하게 정년퇴임으로 병원을 떠났던 이정렬 교수를 선택했다.
위탁 운영 10년 차에 접어든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의 도약과 함께 서울아산병원과의 경쟁을 감안해 경험과 연륜이 풍부한 인물을 기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정열 신임 병원장은 1990년 모교인 서울대병원에서 전임의로 시작해 30년 동안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로 재직하다 2021년 8월 정년퇴임했다.
서울대병원 교육연구부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고, 지난 2016년에는 중앙보훈병원장을 맡아 경영 능력을 발휘한 바 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2014년 8월 UAE 정부와 5년간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 위탁 운영 계약을 맺은 후 의료진을 직접 파견해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019년 재계약 체결에 성공해 2기 출범을 했다. 현재 한국인 의사 52명과 간호사 66명 등 총 176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에서는 서울대병원에서 파견 된 우수한 의료인력과 전문화된 시스템으로 외래환자 10만3600명, 입원환자 5000여명, 약 2000건의 수술 성과를 거뒀다.
이 결과 선진 의료기술의 혜택을 받고자 해외로 떠났던 많은 UAE 북부 지역 주민들이 자국 내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대병원은 현재 최첨단 심장판막치료, 원스톱 유방암 치료 등 기존의 진료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포부를 갖고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