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박정연 기자/
기획4] 사상초유 신종 감염병 사태는 병원 경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메르스 학습효과 탓에 환자들은 의료기관 내원을 꺼렸다. 강화된 방역지침과 의료진 감염 등은 수술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든든한 ‘캐시카우(Cash cow)’였던 건강검진, 장례식장 역시 타격을 입으면서 경영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45개 상급종합병원 및 주요 병원의 경영 성적표를 통해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되짚어본다. 각 병원 재무자료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시하는 개별 의료기관 손익계산서를 참고했다.
<글 싣는 순서>
⓵ 코로나19 첫해, 상급종합병원 경영지표 암울
⓶ 병원 '캐시카우' 건강검진·부대시설도 코로나 영향권
⓷ 자존심 경쟁 '연구비' 수주, 빅5 병원·국립대병원 강세
⓸ 인건비에 신음하는 대형병원들···의료비용 절반 차지
⓹ 끊이지 않는 의료분쟁, 병원별로 소요한 분쟁비용은
적게는 수 천억원, 많게는 1조원을 넘는 상급종합병원의 의료수입. 그러나 천문학적인 수입 만큼이나 지출도 만만찮다.
의료지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인건비다. 진료 외에도 병원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까지. 대표적 노동집약적 산업인 병원은 그야말로 인건비와의 전쟁이다.
국내 주요 대형병원들의 의료지출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연 얼마나 될까.
병상 수가 많은 병원들이 역시 인건비 지출이 높았다. 하지만 의료지출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로 따져보면 그 결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였다.
빅5 병원, 인건비 총액은 많고 비중은 적고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대병원‧서울삼성병원‧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들은 인건비 총액에서도 1위부터 5위에 포진됐다.
서울아산병원은 2020년 상급종합병원 중 가장 많은 7264억8497만원의 인건비를 지출했다.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도 각각 6219억3978만원과 5719억4513만원으로 5000억원 이상의 인건비를 사용했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각각 4837억8354만원, 3480억7194만원의 인건비로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의료지출 대비 인건비 비중에서는 빅5 병원 순위가 전체 상급종합병원 중 상당히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이 42.19%로 18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4개 병원은 하위 10위를 기록했다.
삼성서울병원은 32.65%로 45개 상급종합병원 중 가장 낮은 인건비 비중을 보였다.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도 각각 39.20%, 39.45%로 42위와 41위에 머물렀다. 세브란스병원은 42.19%로 38위에 위치했다.
병원계에 따르면 이런 상반된 결과에는 ‘숨은 1인치’가 있었다.
민간 대형병원의 경우 청소 및 관리 등에 외부인력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 대한 인건비가 외주용역비로 포함되면서 명목상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왔다는 분석이다.
일부 겸임교수들의 경우 인건비가 외주용역비에 포함되기도 한다.
실제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외주용역비로 각각 1745억3390만원, 1196억986만원을 기록하면서 1000억원 이상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인건비는 직원들 급여로 지급되는 비용인데, 겸임교수들 급여 일부는 외주용역비에 포함돼 있다"며 "이를 합산하면 결코 지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낮지 않다"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 역시 "겸임교수 인건비 일부가 용역 형식으로 지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브란스병원도 외주용역비에 952억6299만원을 투자해 3위에 위치했고, 서울성모병원도 외주용역비 423억8907만원으로 7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대병원의 경우 외주용역비 239억988만원으로 14위를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빅5 병원 보다 적었다. 수 년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희대·중앙대·한양대병원 등 인건비 비중 '50% 상회'
의료지출 중 인건비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병원은 경희대병원이었다. 경희대병원은 총 의료지출 3967억2124만원 중 인건비에만 2127억6714만원을 지출, 비중이 무려 53.63%에 달했다.
또한 경희대병원을 포함해 총 6개 병원이 의료지출 중 절반 이상을 인건비에 쏟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대병원은 의료지출 2841억1889만원 중 1447억4774만원을 인건비로 사용, 비중이 50.95%을 기록했다. 한양대병원은 2868억8382만원 의료지출 중 1458억7885만원(50.85%)를 인건비로 지불했다.
또 부산대병원(50.70%)과 울산대병원(50.57%), 경상대병원(50.00%)이 의료지출 대비 인건비 비중이 50%를 넘었다.
이 외에도 전남대병원(49.56%)와 조선대병원(49.31%), 전북대병원(49.12%), 경북대병원(48.81%) 등이 의료지출 중 인건비 비중 상위 10위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의료비용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은 병원은 단국대병원(48.8%)이었다. 의료비용 2681억원 중 1308억원가 인건비로 나갔다.
계속해서 순천향대천안병원(48.71%), 충북대병원(48.51%), 대구가톨릭대병원(48.35%), 영남대병원(47.59%), 부산백병원(47.5%) 순으로 인건비 비중이 컸다.
이어 고대안산병원(47.33%)과 서울대병원(47.22%), 충남대병원(46.35%), 이대목동병원(46.27%) 등이 의료비용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상위 20위권에 들었다.
원광대병원(46.10%), 고려대구로병원(45.65%), 양산부산대병원(45.64%), 고려대안암병원(45.18%) 등은 인건비 비중이 평균 수치 정도로 나타났다.
삼성창원병원(45.17%), 인하대병원(44.99%)26, 동아대병원(44.73%), 강남세브란스병원(44.56%), 순천향대부천병원(44.44%), 인천성모병원(44.18%) 등이 인건비 비중이 큰 상위 30개 병원에 포함됐다.
해당 10개 병원 중 인건비 지출금액으로 따져보면 824병상 규모의 강남세브란스병원이 4726억3167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중 병상 수가 가장 많은 고대안암병원(1048병상) 보다도 지출이 컸다.
이어 한림대성심병원(44.18%), 강릉아산병원(43.79%), 칠곡경북대병원(43.76%), 계명대동산병원(43.29%)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43.11%) 등 병원도 인건비 비중이 40%를 넘었다.
아주대병원(42.97%), 강북삼성병원(42.65%), 세브란스병원(42.19%), 분당서울대병원(42.11%), 건국대병원(41.30%) 등 수도권 소재 주요 상급종합병원들이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4할을 넘었다.
하위 5개 병원은 의료비용 중 인건비 비율이 30% 대로 조사됐다. 앞서 언급한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외 가천대길병원(38.02%), 화순전남대병원(35.46%)등이다.
3개 병원 중 인건비 지출이 가장 많았던 병원은 길병원(4666억6018만원)이었으며, 화순전남대병원이 3069억8126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신용수·박정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