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상급종합병원까지 '간호사 동시면접' 확대
복지부, '웨이팅게일 근절' 가이드라인 공개…채용 예정 연월 사전공지 권고
2023.09.21 06:23 댓글쓰기



간호계 우려가 큰 이른바 ‘웨이팅게일’ 근절에 정부가 적극 나선다. 해결책으로 제시된 간호사 동시면접제와 대기간호사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동시 발표한다.


‘웨이팅게일’은 기다림을 의미하는 영어 ‘웨이팅(waiting)’과 간호사 대명사 ‘나이팅게일’의 합성어다. 기다리는 간호사라는 의미를 담아 병원에 채용된 이후 발령이 나기까지 대기하는 간호사를 뜻한다.


의료기관에선 이‧퇴직률이 높아 결원이 자주 발생하는 간호사 직업적 특징을 고려, 즉시 인력 충원을 이유로 대기 간호사수를 2~3배까지 증원하는 대규모 채용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감소와 운영 어려움 등으로 다수의 대학병원은 대기기간을 연장, 간호 합격생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소위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들이 진행 중인 간호사 동시면접제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확대한다.


동시면접제는 자율협약 방식으로 참여 여부에 따른 불이익은 없다. 해당 의료기관들과 동시면접제 시행 관련 공감대는 형성된 상태다.


의료기관 대상 대기간호사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 ▲신규간호사 채용 예정 연월 공지 ▲적정 인원 채용 ▲채용 간호사 발령 월을 정례화해 사전 공지 등의 내용이 담긴다.


전문기자협의회 확인 결과 복지부는 해당 내용들을 정리, 이번 추석 연휴 직후인 10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임강섭 복지부 간호정책과장 “간호협회, 병원협회를 비롯한 대학병원 관계자들과 지난해 말부터 논의를 시작한데 이어 관련 연구용역도 진행했다”면서 “오랜기간 논의된 만큼 현장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 더욱 치열해져 미봉책 불과” vs “지방 중소병원 인력난 개선”


현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대기 간호사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상반된 반응이다.


현장의 한 간호사는 여러번 있던 기회가 동시면접을 통해 1번으로 축소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간호사 이직이 잦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빅5병원에서도 대기간호사 제도 폐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간호사들 역시 대학 입시처럼 대형병원에 지원 후 떨어져도 다시 재도전해 결국 대형병원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 위치한 간호대학 학장은 “수도권 종합병원들의 환자 중증도가 높기 때문에 신규 간호사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연쇄적으로 지방 중소병원 경력 간호사들이 수도권으로 오려고 한다. 대기간호사 해법은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30%이상 간호사들이 이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효과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집중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직업을 선택할 자유가 있으니 좋은 환경의 병원으로 이직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다만 간호대 학장은 “수도권 병원의 간호사 취업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여파는 있을 것”이라며 “미미하지만 간호대학 학생들의 지방 분산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간호협회는 “동시면접제로 신규간호사 중복합격을 최소화하게 되면, 신규간호사가 1년 넘게 대기하는 시간 낭비가 줄어들고 지방 중소병원의 간호사 인력 수급문제 해결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병원계에선 대기간호사 문제에 대해 내부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정부의 대기간호사 문재해결 방안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에 위치한 중소병원 원장은 “채용 어려움과 함께 대학병원 대기간호사로 있으면서 중소병원에 근무하다가 이직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겨우 손발이 맞춰지는 시기에 그만두니 병원으로선 힘들다. 채용 일정을 명확히 하는 것은 간호사나 우리와 같은 중소병원 간호인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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