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인력 부족한데 배치 기준까지 잘못돼 상황 더 악화'
진료 현장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인력 배치 기준, 환자 안전 악영향'
2017.06.03 05:32 댓글쓰기

간호 인력난 만큼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인력 배치 기준의 문제도 심각해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사업 지침(2016)’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병원 등 의료기관 종별마다 서로 다른 인력 배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사업 지침(2016)' 캡처.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 1인당 환자 5~7명, 간호조무사 1인당 30~40명, 종합병원은 간호사 1인당 환자 7~12명, 간호조무사 1인당 25~40명, 병원은 간호사 1인당 환자 10~16명 간호조무사 1인당 25~40명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인력 배치 기준이 오히려 환자 안전에 해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서울 소재 A 상급종합병원 간호부장은 “대개 한 병실당 5인실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행 간호인력 배치 기준은 상급종합병원의 경우라도 상향 조정해서 1:7, 종합병원은 1:12까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인력 기준으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없다”며 “전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간호사회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적정 간호 인력 배치기준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생산하고자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해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병원간호사회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간호전달체계 모형 개발 연구(책임연구원 : 조성현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에 따르면 환자분류체계 점수와 간호관리자 의견에 근거한 배치기준에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간호사 1인당 환자 수가 8명을 거의 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종합병원 표준 인력 배치 기준은 간호사 1명당 환자 10명을 보도록 제시돼있고 12명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결과에 근거했을 때 종합병원에서 1:10과 1:12라는 기준이 환자에게 안전하고 질 높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적정한 배치기준인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인력 배치 기준이 중증환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립대병원 B간호대학의 한 교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서 중증도 측면이 굉장히 중요하다. 현재 인력 배치 기준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기준은 환자나 보호자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병원 경영자 입장에서 만든 기준이라고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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