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데 힘드네' 간호법 제정 곳곳 파열음
2006.05.02 02:41 댓글쓰기
간호법 제정과 관련, 대한의사협회(회장 장동익)가 "굳이 간호법을 독립 제정할 필요가 있나. 개선이나 보완할 점이 있다면 현행 의료법의 개정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면 된다"면서 다시 한번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주최 공청회에서 의협 현두륜 전 법제이사는 "간호법은 간호사가 간호요양원 등을 개설해 의료행위에 준하는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법"이라고 운을 뗐다.

현두륜 전 법제이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이 발의한 간호법안은 간호사가 이를 독자적으로 개설하고 의사의 지시나 감독 없이 진료행위를 하게 하는 등 의료법에 위반된다는 게 골자다.

그는 "간호사의 진료 보조 업무는 의료법 체계의 기본적인 틀이며 간호사들에게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고 꼬집기도.

만약 간호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간호사의 지위가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매우 단순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의협은 이 법에 강한 반감을 보이며 끊임없는 반대 운동을 펼쳐왔다.

이미 의협은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해 간협은 '간호법 제정'을 위해 수차례에 걸쳐 각각 국회에 공식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진통을 겪었으며 합의점을 찾는데 난항을 겪었다.

이에 반해 대한간호협회(회장 김조자)도 지난 1977년부터 독립적인 간호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 올 한해 풀어내야 할 최대 과제로 삼았다.

간호사도 의료인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법이 없어 의사나 한의사, 치과의사와 함께 의료법에 묶여 그 역할과 의무사항 등이 규정돼 있는 것은 모순이라는 논리에서다.

문제는 의협 뿐만 아니라 간호법을 놓고 한국간호조무사협회(회장 임정희)와도 보이지 않는 갈등을 벌이는 등 '험로'를 걷고 있다는 점이다. 간호조무사협은 간호법 제정을 아예 처음부터 반대했다.

임정희 회장은 "의료계 현실을 무시하고 간호법을 제정하면 오히려 불법을 조장하는 악법이 될 것"이라면서 "현실적으로는 간호인력의 수급조절 문제로 의료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간호법이 만들어진다면 대부분 의원급에서 일하는 간호조무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월평균 100만원 안팎의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데, 일자리를 잃는다면 생존권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간협은 오래전부터 간호법 제정을 염원해 왔던 터라 목이 말라있지만 이와같은 여론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력을 다할 방침이지만 의료계에서는 "과연 이 제도가 정착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열린우리당 김선미 의원이 '간호법 제정'을 히든 카드로 내세우면서 지난 1일 공청회를 필두, 법 제정을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부쳤지만 날선 대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후속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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