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음원이 간호사 ‘트라우마’ 위로·치료 도움 되길”
오남경 자생한방병원 주임간호사, '천사의 손' 음반 발매
2018.04.28 06:09 댓글쓰기
“‘트라우마’로 힘겨워 하는 동료 간호사들을 많이 봐왔다. 내 음악이 그들을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자생한방병원 오남경 주임 간호사는 13년 전 그날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모 병원 응급센터 일하던 그 시절, 백혈병에 걸려 항암치료가 필요했던 여자 아이는 부모의 치료포기로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다.
 
비단 그 여자 아이 뿐만이 아니었다. 응급의료센터 등 병원에서 일하는, 죽음이 일상이 돼 버린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트라우마’는 쉽사리 극복할 수 없는 ‘벽(壁)’이다.
 
최근 만난 오 간호사는 “고생하는 간호사들의 ‘힐링’을 위해 ‘천사의 손’이라는 음반을 내게 됐다”고 작업의 소회를 밝혔다.
 
오 간호사는 “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별 일을 다 겪는다”며 “응급실에서 자살하겠다는 환자, 자살을 했는데 왜 살려냈느냐고 따지는 환자, 정신·신체적으로 피폐해진 환자의 욕설과 물리적 폭력 등 꼽자면 힘든 점은 정말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감에서는 2016년부터 ‘의료인 폭행방지법 개정안’이 시행됐으나, 의료인을 대상으로 폭력·난동 등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국립대 내 폭행·난동·도난·분실·성추행·자살 등 사건·사고는 총 327건이었다. 신고 되지 않은 사건·사고, 민간 의료기관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측된다.
 
오 간호사는 “간호사들은 돈·명예보다 환자들을 돌본다는 자부심으로 버티고 있다”며 “이런 간호사들의 마음을 알아주십사 음원을 제작하게 됐다”고 했다.
 
실제로 동료 간호사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는 “동료 간호사들이 이런 이벤트는 생각하지도 못 했다”며 “가사 하나하나에 환자들에게 전달하고픈 마음들이 담겨 있어 공감한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수줍게 웃었다.
 
“때로는 눈물도 흘리지만 환자 당신들의 손 놓지 않을게요”
 
나아가 오 간호사의 음원은 환자에 대한 간호사의 열정도 함께 담고 있다.
 
그가 직접 쓴 가사 속에는 ‘때로는 힘들 때 남몰래 눈물도 흘리지만, 당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요’라고 씌어 있다.
 
오 간호사는 “간호사들이 일상적인 폭력 등에 노출되는 등 일은 어렵지만, 환자들에 대한 마음만큼은 여전하다”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환자들의 손발이 되는 만큼 이 노래를 듣고 간호사와 환자 모두 힐링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환자들도 심신이 지친 상태이겠지만, 간호사들의 이런 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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