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복지재단, 진료비·기부금 주거니 받거니
법원 '본인부담 면제 한의사 1000만원 벌금' 선고
2016.08.26 11:14 댓글쓰기

자신이 운영하는 한의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사회복지재단 환자의 본인 부담금을 면제해 준 한의사가 유죄를 선고받았다. 영리를 목적으로 한 불법 환자 유치 행위에 해당한다는 게 법원 판단이다.  

의정부지방법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성지호)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경기도 의정부 소재 A한의원 원장 B씨의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원 선고를 유예한 원심 판결을 깨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B씨는 H사회복지재단이 발행한 카드를 소지한 환자들의 본인 부담금을 11개월 동안 징수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미징수 횟수는 2만번이 넘었다.

H재단은 환자들이 납부하지 않은 본인 부담금을 매월 A한의원 계좌에 입금해 주는 방법으로 대납하고, B씨는 입금된 금액의 103%~104%를 후원금 명목으로 다시 재단에 기부하는 수법을 썼다.

재판부는 “H재단과 한의원은 환자들이 납부해야 할 본인 부담금 상당액을 서로 주고 되돌려 받았다”면서 “B씨는 본인부담금을 면제해 주는 위법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B씨는 “사회적 약자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본인부담금을 지원해 준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영리를 목적으로 한 환자 유치 행위이기 때문에 명백한 불법"이라며 “본인부담금 면제는 불필요한 의료서비스 이용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한의원의 수익 증가와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는 후원금 전액에 대해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기 때문에 소득공제 혜택까지 누리게 된다. 의료기관 사이의 부당한 경쟁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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