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개최된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에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금 제기됐다.
대한한의사협회 창립 118주년을 맞아 개최된 ‘2016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에서 한의협 김필건 회장(사진 左)은 “현재 한의사는 분명 의료법상 의료인으로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기 사용이 제한된다”며 “객관적 진단을 위한 도구 사용에 제한이 있다면 국가가 당연히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의료법 1조는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며 “한의사가 국민을 위한 객관적 진단의 필요성으로 의료기기를 통해 데이터를 산출한다는데 양방 의료계의 반대를 이유로 이를 막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직무기관 갈등으로 왜곡돼 개선되지 않는 현 상황이 한의학이 가진 가장 큰 어려움”이라며 “정부 당국에서 한의학이 중의학을 앞서 학문적 기반을 다지고 발전될 수 있도록 도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격려 발언을 이어갔다.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 右)은 “현재 국립병원에서조차 양한방 협진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의료기기 문제는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며 “이는 특정 입장의 이익이 중심이 되기보다 국민적 시각을 바탕으로 한 큰 틀에서 해결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의학의 과학화가 한의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발전시키고 세계로 나아가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양한방이) 서로 배척하기보다 공존의 관계를 형성하고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협동하는 방향으로 발전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 의원(새누리당)은 “여러분들의 현안이 곧 국민들 현안”이라며 “직역간 영역다툼과 갈등에서 벗어나 국민 입장에서 협업을 통해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척결시켜야 할 규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실적인 문제와 저항들이 있지만 한의학이 중의학이라는 이름에 덮이지 않고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오제세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여야가 합심해서 한의사 숙원사업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우리나라 한의학이 양의학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나갔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한의난임치료 지원 배제 잘못”
한편 이날 김필건 회장은 난임치료 건강보험 급여 실시에서 한의학이 배제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회장은 “난임치료에 대해 한의학이 굉장히 많은 부분을 커버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비던스(근거)가 없다고 저출산 정책에서 한의학을 배제시키는 분위기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한의학으로 난임 및 불임상태를 치료했던 데이터가 무시당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의학이 이처럼 천대받고 매도당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