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정부정책 회원투표···의사 vs 한의사 참여율 극명
의협 총파업 23% 對 한의협 첩약급여 73%···'집행부 회무 추진력 영향'
2020.07.24 05:2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첩약(한약) 급여화 시범사업 등 의료계에서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는 정부 정책을 두고 의료계 종주단체들이 전회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찬반투표의 참여율이 극명하게 나뉘는 모습이다.
 

높은 참여율 및 집행부의 추진방향과 일치하는 투표 결과는 단체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반면, 낮은 참여율과 회원들의 시큰둥한 반응은 집행부의 추진력을 흔들리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한방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의대 신설 및 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원격진료 등 정부정책에 반대 입장을 피력하기 위해 회원들의 뜻을 물어 총파업을 감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지난 13일부터 22일 오후 2시까지 전 회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총파업 관련 온라
인 투표에 참여한 회원은 2만6809명으로 나타났다.

투표결과 응답자들은 대부분 집행부가 문제를 제기한 4대 정부 정책에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하지만 투표율 자체만 두고 보면 의협 13만 회원 중 약 23% 정도만이 의견을 표한 것이다.


이번 투표를 실시한 40대 집행부의 수장인 최대집 회장이 선출될 당시 투표율은 48%이었다. 의협 회원 가운데 유권자 4만40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번 참여율은 다소 아쉬운 수치다.
 

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이번 총파업 투표 참여도에 대해 “사실상 회장선거에 참여할 만큼 열성적인 회원들만이 표를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총파업과 같은 중대한 사안은 단체 회무에 관심이 많은 회원뿐만 아니라 전회원의 공감대를 얻어야 하는 사안인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과 대척점에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나선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가 최근 전체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추진 찬반투표’는 한의사 회원 중 약 73%가 참여하며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한의협은 앞서 지난달 22~24일 진행한 찬반투표 결과, 한의사 회원 2만3094명 중 약 73%에 해당하는 1만688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중 1만682명(63.26%)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그간 한의계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갈린 사안이었다. 시범사업에서 정해진 첩약의 수가가 기존 한의원에서 처방하는 첩약의 관행수가에 크게 못미친다는 이유에서였다.
 

때문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한의사들 가운데서도 의견통일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다. 하지만 높은 참여율과 함께 찬성 의견이 우세한 투표 결과가 나오면서 한의협 집행부는 이후 적극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오는 23일 건정심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의사단체 관계자는 “정부정책은 각 직역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어렵다. 하물며 내부 의견통일은 집행부가 회무를 추진하는데 있어 플러스 요소가 아닌 기본 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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