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의사와 한의사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동시 협진’이 일반적인 양·한방 협진보다 환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 진료를 피할 수 있고, 환자 내원 시간을 단축시켜 편의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7일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이윤재 한의사 연구팀은 한의과 다빈도 질환인 척추·관절 질환의 의료기관 이용 및 협진 선호도 조사를 최근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척추·관절 질환 치료에 있어 ‘동시 협진’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인 ‘Medicine (IF=1.552)’ 5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7년 9월부터 10월까지 만 35세 이상 75세 미만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를 시행했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4.6%(450명)는 척추·관절 질환으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응답자에게 제시한 협진의 형태는 ▲한의사·의사가 한자리에 모여 동시에 진료에 참여하는 형태 ▲한·양방 의료기관 중 한 곳에서만 진료 받는 형태 ▲한·양방 치료를 환자의 요구나 의료진 의뢰에 따라 진행하는 형태 ▲기타 등 총 4가지였다.
논문에 따르면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성별과 연령, 거주지역 등에 관계 없이 한·양방이 동시에 진료하는 협진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절반 이상인 585명(58%)은 한의사와 의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동시 협진을 선호했다.
한의와 양의 중 하나만을 선택해 진료 받는 방식을 선호하는 응답자는 220명(21.8%)이었으며 한의와 양의 치료를 필요에 따라 추가적으로 받는 의뢰 방식의 협진은 191명(18.9%)이 선호했다.
동시 협진을 선호하는 응답자가 일반적인 협진을 선호하는 응답자 보다 약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환자 경험 여부도 협진에 대한 선호도에 영향을 미쳤다.
한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이용 경험이 없는 사람에 보다 동시 협진을 1.73배(OR=1.73)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협진을 인지하고 있으나 경험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협진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에 비해 동시 협진을 1.82배(OR=1.82) 선호했다. 협진을 인지하고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선호도가 1.98배(OR=1.98)로 더 높아졌다.
연구팀은 "환자 치료 만족도 향상을 위해 동시 협진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의사와 의사가 동시에 진료를 하더라도 1건으로만 인정해 진료비를 지급하는 등 제도상 애로사항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한의사는 “이번 논문을 통해 동시 협진에 대한 환자 요구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며 “동시 협진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진료비 등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