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관점거∙회무공백 1주일 한의협 '돌파구 찾나'
2006.09.26 21:51 댓글쓰기
한의사전문의제도 개선안으로 촉발된 한의대생 한의협 회관 점거 사태가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학생측과 한의협 대표가 공식적인 첫 간담회를 진행한 후, 대화 창구가 열리면서 사태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폐기가 아니라면 대화도 없다’는 입장을 점거 이후부터 고수해 온 학생측에서 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한의협도 학생들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전국이사회를 개최, 학생들 의견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

이 가운데 학생측은 지난 25일 오후, ‘복지부에 제출한 한의사전문의제도 개선안 유보 및 한의계 각 직역 단체가 참여한 논의의 장에서 합의로 이뤄진 ‘개선안’을 복지부에 한의계 대표 건의안으로 제출할 것’ 등을 골자로 한 요구서를 발표했다.

학생측은 △현재 복지부에 제출돼 있는 ‘개원의에 대한 전문의 자격인정 부여 건의안’을 유보하고 반드시 한의계 각 직역 단체가 참여한 전체 논의의 장에서 모두의 합의로 이뤄진 ‘한의사전문의제도 개선안’을 복지부에 한의계 대표 건의안으로 제출할 것 △오는 29일 예정된 ‘범한의계 한의사전문의제도 개선을 위한 대토론회(가칭)’에서 ‘개원의의 자격인정 문제’ 뿐 아니라 ‘한의사전문의제도의 전문과목 개편, 전공의 수련기관 개편, 전공의 교과과정 개편' 등 제도 전반에 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할 것 △한의계의 내분과 불신을 초래하고 파탄에 이르게 한 현 엄종희 한의협 회장은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측은 특히 첫 번째 요구와 관련,‘이는 기존 개선안은 전체 합의가 도출되기 전까지 대표안으로 논의를 진행시키지 않는다는 의미로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6일 엄종희 한의협 회장은 회원 및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올바른 전문의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며 협회 점거로 인한 회무 정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엄 회장은 “최근 녹용에 대한 언론보도 대응과 국정감사, 현안 법률안 대비와 관련된 긴박한 국회대책, 국립 한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방향 설정, 건강보험 수가계약 등 시급해 처리해야 할 업무와 일상적 업무 등 각종 업무들이 산적해있다”며 “이러한 때 학생들의 정문과 회관 출입구 및 사무실 곳곳에 대한 물리적 강제로 모든 업무가 마비된 상태”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학생측 대표자인 전국한의과대학생연합(이하 전한련) 정영찬 의장은 ‘한의협의 용단을 기다리며’란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학생들의 의지와 요구를 강조했다.

정 의장은 “한의협은 전 한의계의 얼굴이기에 한의협의 노력에 적극적인 지지를 기울여야 하지만 잘못된 길을 바로잡는 것 역시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사무실 점거 등의 전한련의 행보는 “한의학과 국민을 위한 것임을 알아달라”고 부탁했다.

끝으로 정 의장은 “논의의 본질은 ‘누구에게 전문의를 줄 것인가’가 아니라 한의학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한의사전문의제도 개선을 위한 총체적 논의의 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의협은 이번 점거를 ‘한의협 창립 54년동안 협회 업무가 완전히 마비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규정했다. 29일 ‘사상 초유의 사태’를 해결할 묘책이 제시될 지 한의계의 관심이 이 날 토론회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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