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트아미노펜 장기 복용, 혈압 상승 위험↑'
영국 에든버러 대학 의대 임상약리학 교수 연구팀
2022.02.10 18:40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이 만성 통증으로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을 장기간 지속해서 복용하면 혈압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 대학 의대의 아이언 멈신타이어 임상약리학 교수 연구팀이 혈압이 높은 환자로 만성 통증 때문에 아세트아미노펜을 장기간 복용하고 있는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 얼러트(EurekAlert)가 9일 보도했다.
 

임상시험은 이중맹(二重盲)과 무작위 대조군 설정(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randomized)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중맹 방식이란 임상시험에서 시험약과 위약(placebo)이 누구에게 투여되는지를 참가자와 연구자가 모두 모르게 하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1g짜리(만성 통증의 경우 흔히 처방되는 용량)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위약이 하루 4차례 2주 동안 투여됐다.

그 후 2주간의 휴약 기간(washout period)을 거친 뒤 이번에는 시험군과 위약군을 서로 바꿔 다시 2주 동안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휴약 기간이란 환자가 치료 방법을 바꾸기 위해 전에 투여한 의약품의 영향이 완전히 소실될 때까지 일정 기간 약물 투여를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두 차례의 임상시험 시작 때와 끝날 때 24시간 활동 혈압(ambulatory blood pressure)을 측정, 낮 시간의 평균 수축기 혈압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이 투여됐을 때는 위약이 투여됐을 때보다 낮 시간의 평균 수축기 혈압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중지한 뒤에는 올라갔던 혈압이 연구 시작 때 쟀던 처음 수준으로 다시 회복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결과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인 혈압을 올릴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가 아세트아미노펜을 장기간 지속해서 사용하는 경우 특히 심뇌혈관 질환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을 땐 득과 실을 면밀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주문했다.
 

다만 이 연구 결과는 두통이나 고열 등으로 단기간 사용하는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그러나 연구 대상 인원이 110명에 불과한데다 애초에 혈압이 높지 않았던 사람은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연구 결과의 평가에는 한계가 있음을 연구팀은 시인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이부프로펜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non-steroidal ant-inflammatory drug) 계열의 진통제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흔히 간주된다. NSAID는 오래전부터 혈압과 심장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학술지 '순환'(Circul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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